◀ 앵커 ▶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출국 금지한 검찰이 통일교의 조직적인 청탁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캄보디아 순방 직후, 통일교 전 본부장이 캄보디아를 방문했고, 여기에 통일교 재정을 총괄하는 간부까지 동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는데요.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고가의 선물들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사업 등 현안 청탁을 위한 거였단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이승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순방 다음 달인 2022년 12월 17일, 윤영호 통일교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큰 그림 함께 만들어보자"며 '산업은행'과 '희림'을 언급했고, 전 씨는 "금융권은 윤한홍 의원이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사흘 뒤, 윤 전 본부장은 캄보디아로 가 훈센 당시 총리를 만났습니다.
훈센 총리는 통일교가 캄보디아에 추진 중인 "메콩 평화공원 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노력을 이어가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지원 한도액을 두 배 이상 늘린 이후였는데, MBC 취재 결과 당시 통일교 재정을 총괄한 총무처장 조 모 씨가 캄보디아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교는 이후 정부의 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한 캄보디아 사업을 구체화했고, 이듬해 한학자 총재는 직접 캄보디아에서 이 사업을 거론했습니다.
[한학자/통일교 총재 (2023년 7월)]
"아시아-태평양 문명권 시대의 창설을 얘기하였습니다… 훈센 수상의 적극적인 협조로 창설을 하였습니다."
검찰은 한학자 총재의 지시로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를 통해 김 여사에게 선물을 주고, 그 대가로 캄보디아 사업 등에 대한 지원을 청탁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학자 총재를 출국 금지한 데 이어, 한 총재의 비서실장 등 최측근들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일교 측은 총무처장이 함께 간 건 맞다면서도 "교단과 관련 없이 윤 전 본부장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일단 윤 전 본부장이 건넨 '샤넬백 2개'가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샤넬백'을 받아 직접 교환한 정황이 포착된 김 여사의 수행비서 유경옥 전 행정관을 이번 주말 다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건진법사'와 유 전 행정관 그리고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을 각각 대질신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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