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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팝마트. 오픈런에 성공한 중국인 리셀러들이 양손에 제품을 들고 가게 바깥으로 나왔다. 이 아트토이들은 보통 중국에서 다시 판매된다. /김관래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피규어 가게 앞에 중국인 10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들은 피규어를 사서 중국에 가져가 비싼 값에 파는 ‘리셀러’다.

이 가게는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 데 중국인 리셀러 중에 일부는 오전 5시부터 줄을 선다고 한다. 영업 시작과 함께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상품을 먼저 고르는 ‘오픈런’을 하려는 것이다. 이날도 인기 품목인 ‘더 몬스터즈 라부부 테이스티 마카롱 시리즈 랜덤박스(6개입)’는 이 가게가 영업을 시작한 후 30분도 지나지 않아 매진이 됐다.

중국인 리셀러 A씨는 “한정판 피규어는 1인당 2개를 살 수 있는데 중국에서 하나에 100만원씩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200만원을 벌기도 한다”고 말했다.

22일 낮 12시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팝마트. 인기품목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김관래 기자

중국인 리셀러, ‘한국 구매 직원’ ‘중국 판매 사장’ 역할 분담해 조직적 활동
이날 오전 11시 30분 피규어 가게 앞에는 ‘오픈런’을 마치고 나온 중국인 리셀러 6명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포장된 피규어 상품이 50개 넘게 보였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피규어가 옮겨지기 시작했다.

리셀러 B씨는 “우리는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사장도 따로 있다”면서 “피규어를 사장에게 넘기면 사장이 중국에서 판매한다”고 했다. 그는 명동뿐 아니라 용산, 홍대에서도 중국에서 인기 높은 피규어 상품을 사모으려고 ‘오픈런’을 하고 있다고 했다.

블랙핑크 리사가 '라부부'를 껴안고 있다. /리사 인스타그램

한국에서 판매되는 피규어 중에 중국에서 인기 있는 상품은 일명 ‘아트토이(Art Toy)’라고 한다. 팝아트(Pop Art)와 장난감(Toy)의 합성어다. 중국에서 유행했고, 블랙핑크 리사를 비롯한 K-팝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수집한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리셀러 C씨는 “아트토이는 중국에서 구매하는 것 자체가 힘들고 중국 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정가로 올라오는 제품이 있지만 ‘짝퉁’이 많아 믿기가 어렵다”면서 “결국 리셀러 조직이 한국에서 사서 중국에서 되파는 유통 구조가 생겼다”고 말했다.

리셀 인기 품목 중 하나인 '스페이스 몰리 1000%'. 해외에서 웃돈 100만원을 얹어 거래되기도 한다. /김관래 기자

“하나만 리셀 해도 100만원 넘게 벌 수 있어”
이날 명동에서 중국인 리셀러가 구매한 ‘하이라이트 더 몬스터즈 빅 인투 에너지 시리즈 랜덤박스(6개입)’의 정가는 12만8000원인데 중국에서는 28만6000원에 판매된다. 다른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이윤이 100%가 넘는다. 피규어 가게에서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인 리셀러들처럼 조직적으로 활동하면 하루에 수백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보다 훨씬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대박’ 상품도 있다. 랜덤박스(6개입) 상품에서 보통 72분의 1 확률로 나오는 희귀 아트토이는 고가에 팔린다. 이 가운데 ‘라부부’ 키링은 정가로는 개당 2만원대인데 중국 내 리셀 가격은 28만원대다. 마진율이 1300%인 셈이다.

22일 낮 12시쯤 서울 중구 명동 길거리에서 중국인 리셀러 일행이 팝마트에서 구매한 제품들을 모으고 있다. /김관래 기자

리셀러 D씨는 기자에게 라부부 키링의 냄새를 맡아보라고 했다. 달콤한 꽃 향기가 났다. D씨는 “이런 특징이 있는 피규어에는 높은 값이 매겨진다”면서 “한정판으로 나온 피규어는 1개에 100만원 넘게 웃돈이 붙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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