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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결석 지도하자 ‘아동 학대’ 민원 넣기도”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들이 23일 제주도교육청 앞 주차장에 숨진 중학교 교사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제주도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의 유족은 생전 고인이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3일 숨진 교사 A씨의 유족에 따르면 3학년 담임이었던 A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제대로 등교하지 않는 등 일탈 행위를 벌여온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 아내는 “학생이 ‘A교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하자 이 학생 가족은 교사인 남편이 하는 말은 믿지 않고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 ‘아동학대’라는 취지의 민원을 계속해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공개한 A씨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는 해당 학생의 가족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10차례 이상 전화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 학생의 가족은 최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A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언어폭력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전 제주시 한 장례식장에 전날 제주시 모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A씨는 지난 19일 학교 측에 두통을 호소하며 병가를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끝내 사용하지 못했다. A씨 아내는 “그 학생 가족이 그동안 몇 차례 학교를 찾아오겠다고 해놓고 오지 않았다”며 “지난 21일에도 학교에 오겠다고 해서 남편은 병가를 미뤘지만 결국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 아내는 “심지어 남편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학생 가족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상대 측에서는 계속 트집을 잡으며 ‘사과하지 마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며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억울함이 극에 달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호소했다.

A씨 유족은 “20년간 교직 생활 동안 고인은 누구보다도 학생을 사랑했다”며 “부고를 들은 제자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학부모가 대신 와 위로해주시고 갈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어린 자녀들이 갖게 될 트라우마도 걱정”이라며 “부디 고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교육청과 경찰이 도와 달라”고 울먹였다.

앞서 A씨는 지난 22일 오전 0시46분쯤 제주시 한 중학교의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아내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A씨의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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