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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범죄 조직에 감금돼 사기 범죄 가담
취업된 줄 알고 태국行… 실적 부진시 폭행
지난 2월 26일 미얀마 미야와디의 한 창고에 중국 사기센터에서 구출된 외국인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앉아있다. 미야와디=AP 연합뉴스


미얀마 소재 중국계 사기 조직에 납치·감금됐던 한국인 남성이 구출됐다. 동남아시아에서 온라인 범죄 조직에 의한 인신매매·납치 사건이 계속되면서 관련국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불법행위는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22일 외교당국과 주태국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인 20대 남성 A씨가 미얀마 동부 카렌주(州) 미야와디에 있는 중국계 사기 조직에 감금됐다가 납치 보름 만인 지난달 30일 풀려났다.

A씨는 태국에 있는 무역 회사에 영어 통역 담당으로 취업하는 줄 알고 지난달 14일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경험도 쌓고 월 400만 원이 넘는 월급도 받을 수 있다고 해 기대에 부풀었으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범죄 조직이었다. 바로 이튿날 미얀마로 끌려간 그는
여성 사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만든 뒤 한국인 40~50대 남성에게 접근해 투자를 유도하는 온라인 금융 사기에 동원됐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폭행 당하기도 했다.


주미얀마 대사관과 태국 대사관은 신고가 접수된 후 현지 당국과 공조해 A씨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출에 나섰다. A씨는 미얀마 내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머문 뒤 지난 20일 태국으로 송환됐고, 같은 날 밤 한국으로 귀국했다. 주태국 대사관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하고 미얀마와 태국 군경 등 모든 채널을 가동해 신변 안전을 확인하고 구출, 국경에서 인계 받아 귀국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중국계 사기센터에서 구출된 외국인들이 지난 2월 12일 태국 탁주 폽프라구로 옮겨져 태국군에 호송되고 있다. 폽프라=로이터 연합뉴스


A씨가 감금됐던 미야와디는 태국 서부 딱주와 맞닿아 있는 국경 도시로,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거점으로 꼽힌다. 이 지역 일대에서는
취업을 미끼로 외국인을 유인한 뒤 감금하고, 온라인 사기나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빙자 사기) 등에 동원하는 범죄
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엔 중국 배우 왕싱이 태국에서 납치돼 이 지역으로 끌려갔다가 사흘 만에 구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삭발한 채 눈에 띄게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나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태국 여행 기피 분위기도 확산했다. 이후 중국과 태국, 미얀마 등은 국제 공조를 통해 사기 작업장 단속을 벌였고, 수천 명에 이르는 중국인 등 외국인 피해자들이 본국 송환됐다.

하지만 미얀마 국경 도시를 중심으로 한 중국계 주도 온라인 사기 조직은 여전히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여전히 5만∼10만 명이 범죄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3년 11월에도 한국인 19명이 미얀마 국경 도시 타칠레이크의 한 사기 조직에 감금돼 불법 행위를 강요 받다가 미얀마 경찰에 구출
됐다.

당시 한국 외교부는 "고수익을 미끼로 우리 국민을 납치, 감금해 불법행위를 강요하는 범죄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각별한 주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미야와디 지역 여행경보도 3단계(출국권고)에서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
했다. 이곳에 방문·체류하면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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