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쏘울을 새롭게’ 유세에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요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의외의 인물이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안철수 의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반탄파와 찬탄파로 갈려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이지만, 최근엔 돈독한 사이가 됐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평가다.

실제 최근 안 의원은 김 후보와 동행하는 일정이 많았다. 지난 19일 서울역 유세, 20일 송파 유세, 22일 경제5단체 간담회와 대한의사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김 후보 곁엔 안 의원이 있었다. 안 의원은 연일 페이스북에 “우리 김문수 후보”라며 김 후보를 지지하는 글과 함께 ‘김문수’ 이름이 적힌 유세복을 입은 현장 유세 사진을 올리고 있다. 김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요즘 김 후보가 가장 고마워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안 의원”이라며 “캠프 내부에선 안철수의 재발견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안 의원이 가까워진 건, 안 의원이 먼저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측면이 크다. 안 의원은 대선 경선 직후 하와이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뒤늦게 독자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안 의원이 아무 조건 없이 김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김 후보를 돕고 있다”고 말이 나온다.

21일 오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만났다. 김정훈 기자.

안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앙숙이었지만 최근 관계가 회복됐고, 그런 둘은 지난 21일 가천대 학생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 단일화 논의를 위해 안 의원이 이 후보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했고, 이 후보가 단일화에 선을 긋으며 논의가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함께 학식을 먹는 장면은 대부분의 언론을 도배했다.

안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단일화의 전제로) 이준석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 요직을 맡고, 개혁신당이 정부의 주요 책임을 함께 맡는 등 실질적인 공동정부의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동정부까지 제안했다. 김 후보의 전적인 신뢰가 없다면 하기 어려운 공개 제안이다.

최근 안 의원의 모습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도 “안철수가 다른 사람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채상병 특검에 찬성하며 당내 주류와 다른 길을 걸었던 그에 대한 당내 평가는 박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국면을 계기로 평가가 반전된 것이다.

대구·경북(TK) 지역 재선 의원은 “안 의원이 정당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며 “탄핵 찬성 여부와 상관없이 안 의원에 호응하는 의원과 당원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김 후보와 함께 유세 현장을 다니는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유세 현장에서 안철수를 외치는 지지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당내에선 최근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 자체 유세에 나선 한동훈 전 대표가 친윤계에게 맹공을 퍼붓는 게 외려 안 의원의 주가를 올렸다는 평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유세 현장에서 “지난 경선, 몇 명이 짜고 사기 쳐서 저를 이겨 먹은 것 아닌가”라고 당 내부를 향한 비판도 거침없이 하고 있다. 계파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찬탄파이자 중도적 성향을 지닌 안 의원이 김 후보를 돕는 게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게 됐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이러한 안 의원의 행보도 나름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TK 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안 의원의 최근 행보도 한 전 대표와 방식은 다를 뿐 결국 차기 당권을 겨냥한 정치적 포지셔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293 [사설] 주한미군 수 천 명 감축설 혼란 , 도대체 실체가 뭔가 랭크뉴스 2025.05.24
47292 트럼프 기습 경고…“6월 1일부터 EU에 50% 관세 고려” 랭크뉴스 2025.05.24
47291 트럼프 “유럽연합 협상 진전 없어…6월부터 50% 관세 부과” 랭크뉴스 2025.05.24
47290 권영국, 손바닥 ‘민(民)’자 포착…윤석열 ‘왕(王)’자 논란 겨냥[대선 토론] 랭크뉴스 2025.05.24
47289 광주 청년이 ‘김문수’ 지지 나선 이유… “민주당에 맡겼더니 호남만 추락” 랭크뉴스 2025.05.24
47288 [속보] 美법원, 연방정부 '하버드대 외국 유학생 등록 차단' 중단 결정 <로이터> 랭크뉴스 2025.05.24
47287 권영국, 김문수 원전 공약에 “화장실 없는 아파트 계속 짓자는 것” 랭크뉴스 2025.05.24
47286 美국방부 "주한미군 감축예정 보도 사실 아냐‥韓방어공약 굳건" 랭크뉴스 2025.05.24
47285 "형수 욕설" "소방관 갑질"‥2차 토론도 네거티브에 정책검증 실종 랭크뉴스 2025.05.24
47284 토론 마친 김문수 “쏘는대로 명중” 이준석 “송곳 질문 내가 최적화” 랭크뉴스 2025.05.24
47283 이재명-김문수 '한 자릿수' 격차‥보수 결집? 보수 과표집? 랭크뉴스 2025.05.24
47282 [대선참견시점] "이준석은 할 거다?" / 이재명 외친 손학규 / 천공의 갈아타기? 랭크뉴스 2025.05.24
47281 이재명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개혁은 제 인생의 전환점" 랭크뉴스 2025.05.24
47280 스타벅스 ‘대선 후보 이름 금지’에 외신 주목 랭크뉴스 2025.05.24
47279 머스크의 값비싼 외도… 부와 권력 마음껏 휘두르다 거센 역풍에 퇴장 랭크뉴스 2025.05.24
47278 이준석 “룰 지켜라” 이재명 “질문도 답의 일부” 날선 2차 토론 랭크뉴스 2025.05.24
47277 계엄·부정선거부터 원전까지…대선후보 2차 토론 전방위 난타전 랭크뉴스 2025.05.24
47276 "담배 줄이고, 학교 열심히"…숨진 제주 교사, 끝까지 학생 챙겼다 랭크뉴스 2025.05.24
47275 민주화 이후 6명 다 법정에… 코스처럼 반복되는 ‘대통령 잔혹사’ 랭크뉴스 2025.05.24
47274 이재명 “재생에너지 확대” 김문수 “원전중심 정책 지속” 랭크뉴스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