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0시간 버스 타고 와서 '한 표'…"새삼 한국인이구나 느껴져"


쿠바에 마련된 첫 재외선거 투표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소재 주쿠바대사관에 21대 대통령 선거 재외 투표소가 마련돼 있다. 2025.5.23 [주쿠바 한국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해 2월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쿠바에서 22일(현지시간) 첫 재외선거가 시작됐다.

제21대 대통령 선거(6월 3일)에 따른 쿠바 재외선거 투표소는 지난 1월 문을 연 아바나 소재 한국대사관에 마련됐다.

등록 유권자는 29명으로 '초미니' 규모이지만,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발걸음 했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다.

첫 투표자는 아바나에서 500㎞ 넘게 떨어진 카마궤이에 거주하는 임선곤씨였다.

임씨는 투표를 위해 전날 버스를 타고 10시간가량 이동해 이날 새벽 아바나에 도착했는데,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사관 앞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임씨는 "(그동안은) 아바나까지 올 일도 별로 없었다"면서 "쿠바에서 재외 선거로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그 전엔 상상도 못했다. 너무 기쁘고 지금도 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 출신 쿠바 1호 영주권자인 정호현 한글학교·아바나 세종학당 교장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며 감격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임씨가) 대사관 초행길이어서 투표소까지 동행했다"며 "제가 첫 투표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기꺼이 임씨에게 양보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쿠바 한국대사관 외벽에 붙은 태극기(2025년 2월 14일 촬영)
[촬영 이재림 특파원]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정 교장은 20년 가까이 쿠바에서 살면서 혼인신고부터 출생신고까지 미수교 당시 현지에서 모두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투표는 대부분 비행기로 2시간 가까이 떨어진 멕시코를 거쳐 진행했던 터라 한국의 선거가 때론 '먼 나라 이야기'였다고 회상했다.

정 교장은 "쿠바에서 시행하는 첫 재외선거 투표여서인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며 "기표를 잘못해서 무효표가 될까 봐 조심스럽게 (기표)했다"고 말했다.

주쿠바대사관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재외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쿠바에 있는 유권자들의 권리 행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재외선거관리위원장에는 정훈 쿠바한인회장이, 부위원장엔 문윤미 씨(영사협력원)가 각각 뽑혔는데, 이들은 25일까지 투표소 현장을 지킬 예정이다.

이호열 주쿠바 대사는 "쿠바 각지에 계신 우리 국민께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차질 없는 투표를 위해 빈틈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재외선거 투표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국내로 회송한다. 국회 교섭단체 구성 정당에서 추천한 참관인 입회 속에 등기우편으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낸다. 이후 국내 투표지와 함께 개표된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787 브라질 AI 미발생 지역서 닭고기 수입·재고 방출…닭고기 수급 대책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6 아내 잃고 전신불구된 남자…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5 지귀연 "접대 사진? 단순 친목모임 자리" 대법에 소명서 제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4 "돈 내고 노예선 체험하는건가?"…비행기 입석 도입에 승객들 '발끈'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3 지귀연 부장판사, "술 접대와 무관" 대법원에 소명서 제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2 이재명, 盧 묘역 참배하며 눈물… “5월 23일마다 가슴 아파”(종합)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1 이재명 45% 김문수 36%, 격차 한 자릿수로···이준석은 10%[한국갤럽]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80 "선대위원장 물러나" 후폭풍‥사과 없이 "내 발언 왜곡"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9 이재명 "이준석, 결국 내란세력과 단일화 나설 것…국민이 선택해야"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8 지귀연 “친목 모임일 뿐”…‘접대 의혹’에 소명서 제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7 지귀연 부장판사 "술 접대와 무관" 대법원에 소명서 제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6 이재명 “이준석, 결국 내란세력과 단일화 할것 예측”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5 대선 전 마지막 갤럽 조사, 이-김 격차 '한 자릿수'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4 키친타올 뜯고, 주걱 휘젓고… 머스크, 테슬라 로봇 ‘옵티머스’ 영상 공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3 1000만원 내면 ‘대통령대리’ 임명에 체포 면제?···‘기막힌 허경영의 사기행각’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2 민주, 정부조직 개편안 대선 공약집에 포함 안 해…27~29일께 발표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1 지귀연 “법조 후배들 저녁 사주고 찍은 사진…술자리 전에 귀가”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70 보수도 "명태균·김건희특검 둘 다 추진해야"... '김문수 강경 지지층만' 반대[한국일보 여론조사]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69 [영상] 트럼프 급기야 ‘자해’…하버드 유학생 전원 내쫓기 ‘최악 탄압’ new 랭크뉴스 2025.05.23
51768 이재명 45% 김문수 36% 이준석 10%…李·金 한 자릿수 좁혀져[갤럽] new 랭크뉴스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