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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1일 새구축함 진수식을 진행하던 중 사고가 난 동해 청진조선소의 22일 모습. 진수 과정에서 옆으로 쓰러진 함정이 위장막으로 덮여 있다. [사진 Open Source Centre 엑스 캡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t급(최현급) 구축함을 진수하다 ‘중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측면진수를 하는 과정에서 구축함이 균형을 잃고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직후 순항미사일 발사에 나서며 태세를 전환했다.

노동신문은 22일 청진조선소에서 전날 새 구축함 진수식을 진행하다 “미숙한 지휘와 조작 부주의로 인해 대차 이동이 평행하게 이뤄지지 못해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함미 부분의 진수 썰매가 먼저 이탈됐고, 일부 구간의 선저(배의 밑바닥)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되며 함수 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진수 동향을 사전에 추적 감시하고 있었으며,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한다”며 “(새 구축함은)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말했다.

측면진수를 하려면 구축함을 대차에 올려 경사로를 따라 밀어야 하는데, 선수와 선미에 설치된 대차가 동시에 기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가 균형을 잃고 선미만 바다에 빠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는 얘기다.

통일부에 따르면 넘어진 함정은 위장막으로 덮어놨다. 영국의 비영리 연구단체 ‘오픈소스센터’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날 촬영한 현장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구축함은 선수 일부만 항에 걸쳐져 있고 선체는 바다 쪽으로 완전히 쓰러져 있다.

진수식에 참석한 김정은은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질책했다. 또 이번 사고가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켰다”며 6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에 복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 내년 초 9차 노동당 대회 등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성과가 필요한 김정은의 조급증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경제·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다. 주력한 국방 분야조차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급하게 성과를 다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9시쯤에는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이 해상에서 발사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진수식 실패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 사고 소식을 곧바로 전한 것 역시 외부에서 역으로 소식이 유입되는 것보다는 먼저 사실을 알리고 빠른 복원을 추진하는 게 내부 동요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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