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기 안양시 소재 한 고등학교 체육대회 중 학생들이 든 손 피켓.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경기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여성 비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학교 교장은 “인권 감수성 부족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며 사과했다. 22일 안양시 한 고등학교 남학생 A군(17)과 B군(17) 등은 지난 16일 진행된 교내 체육대회 당시 “여자 목소리는 80데시벨이 넘어선 안 된다” “여자는 남자 말에 말대꾸하지 않는다” 등 여성 비하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든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런 문구에 문제가 있다고 본 일부 학생들이 이 사진을 캡처해 온라인상에 공유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후 학생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A군과 B군의 신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논란 직후 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축소나 은폐 없이 교육적 관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 중”이라며 “관련 학생들에 대한 선도 처분 여부는 학교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인권 감수성 부족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학교는 모든 학생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성숙한 시민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안 처리 과정에서 학생 인권이 침해되거나 부당한 심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성 인지 감수성 제고를 위한 교육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교내에서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1차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21일과 22일에는 교육청과 연계한 추가 교육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