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흥 살인사건 피의자 차철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경기 시흥시에서 중국 동포 2명을 살해하고 한국인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차철남(56)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2일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 신상공개법)에 따라 차철남의 얼굴,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범죄의 중대성과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는 게 공개 사유다. 이에따라 차철남 신상정보는 이날부터 30일간 경찰남부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중대범죄 신상공개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신상 공개결정에 따라 사건 당일인 19일 공개 수배 전단에 담긴 사진이 아니라 긴급체포한 이후 촬영한 ‘머그샷’(mugshot·범죄자 식별 사진)’ 사진을 새로 공개했다. 그를 정면과 우측, 좌측에서 찍은 3장이다.

전날 구속영장 발부로 차철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범행 동기를 집중 조사하기 위해 전문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키로 했다. 이들은 차철남을 면담조사해 그의 심리 상태와 성향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할 방침이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 하는 검사다. 20문항, 40점으로 된 검사에서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같은 중국 동포인 50대 A씨 형제를 각각 시흥시 정왕동 자신의 거주지와 피해자 집에서 살해하고, 이틀 뒤인 19일 자주 다니던 편의점의 60대 여주인과 자신이 세 들어 사는 집의 건물주인 7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상처를 입은 두 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가깝게 지내던 중국인 형제에게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을 빌려 줬는데, 갚지 않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편의점주와 집주인을 겨냥한 흉기 난동에 대해 평소 무시하거나 험담을 해 감정이 좋지 않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차철남이 2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시흥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일보

이종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