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빠졌네” “응석받이” 싸우던 두 사람의 과거와 화기애애한 오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1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학식 먹자 이준석\\\'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아이고. 하하하.”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대표님 인기가 지금….”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아유, 오랜만입니다.” (안철수)

“저랑 (학식) 똑같은 거 고르셨네요.” (이준석)

“아무리 선거철이라도 밥 먹고 살아야지. 하하하.” (안철수)

21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학내 식당.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하던 이 후보 앞에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나타났습니다. 학생들과 밥을 먹던 이 후보 앞에 자신의 식판을 내려놓고 앉은 안 위원장은 내내 웃거나 미소를 머금으며 이 후보를 바라보았는데요. 지난 4월25일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토크에서 만나 포옹한 뒤로, 또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죠.

‘이공계 출신’을 내세우고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참신한 이미지를 자처하며 정치권에 등장했던 두 사람은 사실 유명한 앙숙 관계였는데요. 10년 가까이 눈쌀 찌푸리게 하는 욕설이나 비난을 주고받던 둘은 2025년 어쩌다 웃으며 학식을 같이 먹게 됐을까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023년 10월16일 국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응석받이 이준석 제명을 위한 서명운동 전개'

안 위원장이 2023년 10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입니다. 이 후보가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서명운동을 시작한 건데요. “해당 행위자 응석받이 이 전 대표를 제명하고 품격있는 정당과 정당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하며 안 위원장은 제명 서명운동 링크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해 10월24일 “해외 대사관 및 영사관 국정감사를 마치고 오늘 아침 귀국했다”며 “그동안 이준석 제명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홈페이지 개발을 마쳤다”고 하면서요.

그에 앞서 이 후보가 “‘(안철수가 총선 유세 과정에서) ××하고 자빠졌다’라고 했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안 위원장은 한 시민이 자신에게 그 욕설을 해서 “유머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그 말을 뱉었다고 해명하며 맞섰는데요. 한동안 두 사람은 이른바 ‘자빠졌네’ 공방을 주고받았고, 이 후보는 “저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죠.

2023년 10월 이준석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둘의 싸움은 식당에서도 이어졌는데요. 그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식당에서 두 사람이 옆방에서 밥을 먹게 됐을 때, 안 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자 이 후보가 옆방을 향해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고 고함을 친 일도 있었습니다.

안 위원장은 그해 12월18일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에 출연해 이 후보에 대해 “지난 10년간 일방적 관계다”라며 “그쪽에서 나를 싫어하고 나는 무관심하다”고 말했는데요. ‘이준석이 안철수를 미워하는 이유’를 묻자 “(이준석이) 처음 나온 선거에서 내게 큰 차이로 떨어졌다”며 “당시 상처가 컸을 것”이라고 자체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2월6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노원구 내 시장에서 각각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은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를 두고 맞붙은 겁니다. 유년 시절 상계동에서 살았던 이 후보는 노원병에 세 번 출마했다 모두 낙선했는데, 그중 한 번이 안 위원장에게 진 것이었죠. 안 위원장 52.3%, 이 후보 31.3%였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2018년 바른미래당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여기서 재보궐 선거 노원병 공천을 두고 두 사람은 또 갈등을 빚습니다. 노원병에 이 후보가 출마하려는데, 안 위원장이 자신의 측근을 내보내려 했다는 내용의 싸움입니다.

이후 2019년 두 사람의 갈등은 폭발합니다. 3월25일 바른미래연구원 주관 청년정치학교 입학식 관련 행사에서 이 후보가 안 위원장을 겨냥해 “×신”이라는 부적절한 비속어를 내뱉은 게 공개된 건데요. 결국 그해 10월 바른미래당은 안 위원장에 대한 욕설이 해당 행위라며 이 후보의 중앙당 최고위원직과 노원병 당협위원장직을 박탈시켰습니다. 이 후보는 “(안철수) 사당화의 도구로 윤리위원회가 사용”됐다며 펄쩍 뛰었죠.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4월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에 영원한 적은 없다’는 말이 맞는 걸까요? 정치판에서 ‘단일화’의 아이콘이 된 안 위원장은 이제 국민의힘 소속으로, 개혁신당 이 후보에게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는 건데요. 안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를 했고, 2012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했죠.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와, 2022년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랑 단일화를 했고요.

자신을 찾아와 함께 학식을 먹은 안 위원장을 향해 이 후보는 “단일화 하면 연관 검색어가 안철수 대표님 아닙니까”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는데요. 오랜만에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꽃을 피운 두 사람은 개선된 관계를 쭉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아, 이 후보는 오늘(22일)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6월3일 선거 당일까지 모든 전화를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 등 불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에 수신 차단을 설정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올리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습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433 [대선토론] 권영국, 김문수에 “사람 죽어도 책임 안지게 하는 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입니까?” 랭크뉴스 2025.05.24
47432 김문수 “전국 ’153만 채 빈집' 무상 임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랭크뉴스 2025.05.24
47431 삼성전자도 콕 찝었다...트럼프, 스마트폰 관세 언급 랭크뉴스 2025.05.24
47430 ‘진짜 총각’ VS ‘소방관 갑질’...이재명·김문수 네거티브 공세 랭크뉴스 2025.05.24
47429 티치아노 그림에 숨겨진 방귀 유머 [休·味·樂(휴·미·락)] 랭크뉴스 2025.05.24
47428 이재명 46.6%·김문수 37.6%·이준석 10.4%… 李·金 격차 한 자릿수 [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5.24
47427 트럼프 진영의 3대 토대가 흔들린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랭크뉴스 2025.05.24
47426 민주당 "김문수 캠프, 부정선거 음모론 유포 사주‥'제2의 내란' 꿈꾸나" 랭크뉴스 2025.05.24
47425 데이트앱 남성과 '환승 연애'하며 4억 뜯은 40대 여성 덜미 랭크뉴스 2025.05.24
47424 이탈리아·스웨덴도 돌아섰는데…나홀로 '탈원전' 고수하는 이 나라[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5.24
47423 트럼프 “EU에 50% 관세”…해외 생산 애플·삼성에도 관세 예고 랭크뉴스 2025.05.24
47422 트럼프, 애플 아이폰 美 생산 압박… “삼성도 관세 대상” 랭크뉴스 2025.05.24
47421 대선 D-10 이재명 경기도로 김문수 경북으로…텃밭 다지기 랭크뉴스 2025.05.24
47420 민주, “김문수, 윤과 부정선거론 일심동체…국힘 ‘개헌협약’ 뒷거래” 랭크뉴스 2025.05.24
47419 이재명 46.6%·김문수 37.6%·이준석 10.4%…'3자 구도' 격차 좁혀지나 랭크뉴스 2025.05.24
47418 일본 애니로 만들어진 ‘알사탕’… 백희나 “한국 정서 잃지 않아 감사” 랭크뉴스 2025.05.24
47417 이재명 46.6%·김문수 37.6%, 격차 한자릿수 유지… 이준석 10% [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5.24
47416 ‘워밍업’ 어떻게? 국민체조 떠올리세요[수피의 헬스 가이드] 랭크뉴스 2025.05.24
47415 직장인 필수템 '이것'...6개월 만에 또 오른다 랭크뉴스 2025.05.24
47414 미 법원, ‘하버드대 외국학생 등록 차단’ 하루 만에 효력 중단 랭크뉴스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