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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현장조사로 확인된 '천연 방화벽'의 힘
수종 다양성이 산불 피해 막는다…보전정책 강화 촉구
[한경ESG] 이슈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 인근 달기 약수터(왼쪽), 너구마을(오른쪽). 사진=그린피스

지난 4월 말,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 붉게 그을린 숲 사이로 유독 온전한 마을 하나가 눈에 띄었다. 국립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너구마을’이다. 이 마을은 2025년 봄 의성에서 시작돼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초대형 산불의 길목에 있었지만, 피해가 거의 없었다.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달기약수터 주변은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침엽수가 빽빽이 들어찬 산림은 숯더미로 변했고, 마을 진입로는 잿빛 재로 덮였다. 너구마을과 달기약수터의 운명을 가른 것은 단 하나, '숲의 구성'이었다.

“마을을 둘러싼 숲이 불길을 막아준 것이다. 활엽수가 많고, 잡목이 다양해 불이 붙지 않았다.” 너구마을 주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주변 혼합림이 방화림 역할을 했고, 위에서 아래로 바람이 부는 계곡 지형 특성도 산불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례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치대학은 최근 ‘혼합림의 산불 저항성’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침엽수 단순림은 산림 연료 습도가 낮은 조건에서 화재 발생 2시간 만에 전체 바이오매스의 약 30%가 연소됐지만, 혼합림은 피해가 20%에 불과했다. 실제 너구마을 주변은 활엽수와 침엽수가 고르게 섞인 혼합림 지대다.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이시영 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경사 지형에서 수행된 것으로, 실제 산불 당시 활엽수에 잎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다”면서도 “침엽수림에서 수관층(숲의 가장 윗단)으로 불이 확산되는 양상은 실제 산불과 상당히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주왕산 현장 조사는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됐다. 최태영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현장 조사 결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숲이 산불을 막는 천연 방패막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산불 피해를 입은 숲도 자연적 천이 과정을 거쳐 극상림(안정된 숲)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를 담은 <보호받지 못한 보호지역 3> 보고서를 21일 공개하며 정부에 실질적인 보호지역 확대와 함께 생물다양성 기본법 제정, 국가생물다양성위원회 기능 강화 등을 촉구했다. 또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따른 국제적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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