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중진 의원들이 22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호텔 경제학’ 논란을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국민은 호텔경제학이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못 알아 들으시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잘 못 알아들으면 쟁점이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자가 “잘 알아들으신 분도 많다. 돈이 잘 돌아야 한다는 취지의 ‘경제학 개론’ 아니었느냐”고 묻자 “어떤 사례를 얘기한 건데 그게 무슨 경제학까지 되는 것이냐”며 “여의도에서는 화제가 될지 모르지만, 바닥에서 표를 찍는 국민들은 별로 관심 없는 주제”라고 덧붙였다.
호텔경제학은 이 후보가 2017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꺼낸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일컫는 말이다. 그는 지난 16일 유세 현장에서 “과거에 쉽게 경제를 설명하기 들었던 예”라면서 ‘한 여행객이 마을 호텔에 10만원 예약금 지불→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 지불→가구점 주인은 치킨 구매→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 구매→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채무 상환→이후 여행객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은 뒤 떠나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러면서 “마을에 들어온 돈은 결국 없지만, 거래가 발생했다. 이게 경제”라고 주장했다.
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호텔 경제학은 알아듣기 쉽게 비유를 한 것”이라며 “이것을 갖고 국민의힘이 따져 묻는 건 너무 치졸하다.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얘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SNS에서 유통되는 호텔경제론 패러디
민주당의 적극 방어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경제관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정규재 정규재TV 대표는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가 연설에서 ‘국가 부채를 늘려서 써도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아무리 대중 연설이지만 너무 쉽게 얘기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날 인천 부평 지역 유세에서 “나랏빚이 1000조원이 넘었다는 소리를 하면서 절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국가부채가 50%가 안 되는데, 다른 나라는 국가부채가 110%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 때문에 돈을 빌려만 줬다. 자영업자고 민간이고 다 빚쟁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규재 대표는 “우리보다 국가 부채가 높은 미국이나 일본은 기축 통화 또는 국제 통화 국가”라며 “우리나라는 그냥 로컬 통화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국가 부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지출 등이 본격화해 국가 부채가 상당히 늘어나면 안심하지 못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호텔 경제학에 대해서도 “일종의 마술이고 잘못된 경제관의 본보기”라며 “경제는 우리의 삶이고 땀을 흘리지 않으면 삶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