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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20년 국채 경매서 수요 부진 확인
트럼프 감세 정책 등 재정 우려 후폭풍
국채 수요 부진에 달러·증시 동반 하락
소매업체, 관세에 실적전망 줄줄이 낮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의 재정 우려가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 재정 적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으로 인해 이날 실시된 미국 20년 물 국채 경매는 부진한 수요를 보였다. 이 여파로 국채는 물론 달러와 증시 등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자신감이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2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5.85포인트(-1.61%) 816.80포인트(-1.91%) 하락한 4만1860.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95.85포인트(-1.61%) 떨어진 5844.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70.07포인트(-1.41%) 내린 1만8872.64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 국채 금리가 이날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이날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는 10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각각 4.597%, 5.091%에 거래됐다. 잭스투자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멀버리는 “이런 상황이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합쳐져 주식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매그니피선트7(7개 대형기술주) 가운데 알파벳을 제외한 6개 종목이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92% 하락했으며 애플은 2.21% 내렸다.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7%, 0.84% 내렸으며 아마존과 메타는 1.11%, 0.03% 내렸다. 알파벳은 3.43% 상승했다.



10bp이상 프리미엄 줘야 했던 20년 물 경매…도이체방크 “외국인들, 美 자산투자에 파업”


이날 미국 증시를 흔든 것은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국채 경매가 흥행 부진을 겪으면서다. 이날 20년물 경매 물량은 5.047%의 수익률로 낙찰이 이뤄졌으며 이는 기존 20년 물 평균 낙찰 금리인 4.613% 보다 43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경매 시작 전 시장에서 거래되던 20년물 금리보다 11bp 더 높았다. 이는 입찰 수요가 적어 판매를 위해 정부가 수익률 프리미엄을 더 얹어줘야 했다는 의미다. 이날 경매는 앞서 지난 16일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후 실시한 첫 국채 경매였다.

이날 20년물 경매 수요 부진은 재정 적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커진 우려를 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은 미국의 재정 적자 규모를 앞으로 10년 간 3조 달러 이상 늘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감세 법안의 통과 협조를 강력하게 압박한 데 이어 이날도 “감세 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궁극적인 배신”이라며 당내 반대 여론을 눌렀다.

재정 우려가 국채 불안으로 이어지자 이 여파로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전날보다 0.49포인트 떨어진 99.63에 거래되면서 지난 7일 이후 약 2주만에 다시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

통상 달러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 때 역대 일중 최고가인 10만9359.59달러 까지 상승했다. 지난 1월 이후 약 4개월 만의 최고가 경신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최고가 경신후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전날 이시각보다 1.61% 오른 10만8642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발생한 미국 주식·국채·달러의 동시 투매 현상인 이른바 ‘셀 아메리카’의 악몽이 재현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제 더이상 외국 투자자들이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라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미국 달러와 달러 자산을 투자하던 지난 흐름에 선을 긋고 있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체방크의 외환전략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이날 국채 경매 수요 부진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을 달러 약세로 꼽았다. 그는 “달러 약세는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파업과 우리가 오래전부터 경고해온 미국의 재정 리스크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며 “이를 풀 수 있는 것은 연준이 아니라 오직 의회”라고 말했다.



소매업체들…‘가격 올리자니 대통령 눈치, 비용 떠안자니 실적악화’


관세에 따른 기업 실적 전망 부담도 이날 소매업체들의 실적발표를 통해 재확인됐다. 이날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인 타겟과 로우스 TJX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잇따라 이익 전망을 낮췄다. TJX은 올해 주당 순이익을 4.34~4.43달러로 제시해 시장의 전망치 4.49달러에 못미쳤다. TJX의 주가는 2.89% 내렸다.

타겟도 현재 분기의 주당순이익이 1.3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전년도 같은 기간 2.03달러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연간 주당순이익 전망도 기존 8.8~9.8달러에서 7~9달러로 줄였다. 이날 타겟의 주가는 5.21% 하락했다. 이날 브라이언 코넬 타겟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방법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업체들의 실적 전망은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가늠자로 인식된다. 다만 이번에는 관세에 다른 비용 증가가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월마트에 “가격을 올리지 말라. 지켜보겠다”며 직접적으로 압박하면서 기업들은 비용 증가분의 일부를 흡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모두 떠안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일반적이다. 실제로 공구 제조업체 스탠리 블랙앤데커, 소비재 대기업 프록터앤갬블,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 등은 일부 가격 인상을 전망했다.

만약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인플레이션, 또는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되며,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할 경우 실적이 악화된다. 현재로서는 양 쪽 선택 모두 경제나 증시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래이 애덤은 “결론적으로 대형 소매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도 이같은 관세 정책의 경제 악영향을 일부 상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날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통해 내년 11월로 예정된 의회와 주 고위공직자 등을 뽑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감세 법안 통과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는 엄청나다”며 “만약 법안이 부실해진다면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이 무역 정책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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