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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여행]
충남 서천군 서면 월하성 어촌마을 해변에 떠밀려온 야광충 ‘녹틸루카 신틸란스’가 파란색 형광으로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밤하늘 별이나 오로라를 연상케 하는 ‘바다 반딧불이’다.

충남 서남부에 위치한 서천군은 서해안의 고즈넉한 풍경과 생태 관광지가 어우러진 실속형 여행지다.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 풍경과 함께 계절별로 달라지는 체험형 콘텐츠가 잘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연중 어느 때 찾아도 볼거리 및 즐길거리가 많지만 요즘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것은 신비한 ‘야광충’(夜光蟲)이다.

야광충의 학명은 ‘녹틸루카 신틸란스’다. 수산생물에 해가 없는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단세포 와편모류(渦鞭毛流)로 지름이 보통 1㎜, 최대 2㎜ 크기다. 세포벽은 2층의 젤라틴 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다른 적조생물에 비해 크다. 해수의 흐름이 약하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 주로 서식하며, 몸 밖으로 나와 있는 촉수를 천천히 움직여 헤엄쳐 다닌다.

세포질에는 인이 대량 함유돼 있다.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루시페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산화되면서 에너지가 빛 형태로 방출된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방법과 같다.

낮에는 분홍색을 띠지만 바람이 많이 불거나 파도가 치는 밤에는 반짝이며 빛의 향연을 펼친다. 돌을 던지면 사방으로 파란색 형광이 불꽃처럼 튀며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동화 속 이상한 나라나 영화 ‘아바타’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환상적인 모습이다. 밤하늘 별이나 오로라를 연상케 한다. ‘바다 반딧불이’의 황홀한 빛에 빠지면 새벽이 다가오는 것도 잊게 된다.

야광충을 보기 위해서는 어두운 밤 만조시간일 때가 좋다. 만조가 되면 해안 가까이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야광충이 암초나 갯바위에 부딪치며 야광의 푸른빛을 내기 때문이다. 해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발견되는 지역은 매일 달라진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서천에서 야광충을 볼 수 있는 명소는 월하성 어촌체험마을, 비인 해변, 홍원항, 춘장대 해변, 다사항 등이다. 이곳에선 4월부터 10월까지 야광충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게 목격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물이 빠져나가는 시기에는 야광충을 보기 어렵다. 통상 만조 2시간 전에 야광충을 목격할 수 있고, 비가 온 다음 날에는 보기 힘들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일몰 명소인 비인해변 당산바위 너머 쌍도.

비인해변 당산바위는 해넘이 포인트로도 인기다. 바위에서 뿌리 내려 해풍을 이겨 낸 해송 3그루와 조화를 이루며 서해안 비경으로 꼽힌다. 그 앞에 쌍도가 자리한다. 고기 잡으러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던 남매가 바다를 바라보다 섬이 됐다고 한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섬까지 길이 열린다. 섬을 한 바퀴 돌면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장항스카이워크 바로 앞에 들어선 송림동화.

서천의 남쪽 해안으로 내려가면 장항읍에 닿는다. 이곳 송림리에 복합문화공간 ‘송림동화’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연면적 2068㎡ 규모로 만든 공간에는 다목적 프로그램실, 회의실, 전시관, 카페, 기념품점 등이 있다. 특히 송림조망공간 카페는 바다와 소나무 숲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다.

소나무 숲 위를 걸을 수 있게 만든 장항스카이워크 뒤로 광활한 서해 갯벌이 펼쳐져 있다.

바로 앞은 서천의 대표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장항스카이워크다. 길이 286m인 스카이워크는 2015년 완공된 하늘길이다.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장항제련소와 서해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로 휴관 중이다. 지난 3월 시작한 공사는 오는 8월 14일 끝날 예정이다. 다행히 스카이워크 아래 솔숲은 걸을 수 있다.

씨큐리움 로비에 세워진 ‘생명의 탑’.

가까운 곳에 해양생물자원의 종합적 관리와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32만5000㎡ 규모로 설립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있다. 해양생물자원관의 메인 전시동은 ‘씨큐리움’이다. 씨큐리움은 SEA(바다)+Question(질문)+Rium(공간)의 합성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해양생물다양성, 미래해양산업, 해양주제영상, 4D영상 등과 함께 기획전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로비에 세워진 엄청난 규모의 ‘생명의 탑’(시드뱅크)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표본 5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해양생물 표본을 검색기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전시실에는 해조류, 플랑크톤, 무척추동물, 척삭동물, 어류·포유류 등의 표본이 전시돼 있다. 특히 보리고래·혹등고래 등 거대한 고래 골격 표본이 시선을 끈다.

여행메모
서천 해변 어촌·갯벌체험…
국립생태원 입장권으로 씨큐리움 할인

야광충을 볼 수 있는 서천 해변에서 어촌·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선도리다. 서천의 대표적인 갯벌 체험 여행지로, 갯벌을 직접 체험하며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체험료를 내면 조개를 직접 채집하고 다양한 해양 생물들과 교감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

씨큐리움은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등 입장료를 받는다. 국립생태원의 입장권을 보여주면 최대 50% 할인해 준다.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씨큐리움이 지난 10년간 선보인 전시·교육 콘텐츠를 옴니버스식으로 만든 ‘바다와 10가지 질문’ 기획전이 오는 7월 27일까지 진행 중이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서천특화시장에서는 꽃게, 바지락, 갑오징어 등 지역 해산물을 활용한 해물탕, 회무침, 젓갈류가 인기다. 장항읍과 서천읍 중심가에는 어죽, 우럭젓국, 주꾸미볶음 같은 향토 음식 전문점이 자리잡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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