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7일 스카이데일리 지면. 스카이데일리 누리집 갈무리
주한미군이 12·3 비상계엄 당시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내용의 허위 기사를 보도한 혐의를 받는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 기자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1일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스카이데일리 소속 기자 허아무개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법리적 다툼이 있고, 강제수사 등을 통해 물리적 증거자료는 상당부분 수집됐다. 피의자도 수사기관에 3회 출석해 조사를 마쳤으며 관련자 진술도 대부분 이루어져 인적 증거자료 역시 상당부분 수집됐다”면서 “피의자의 연령, 가족, 직업 등 사회적 유대관계와 범죄 전력 등을 종합했을 때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지난 1월16일 스카이데일리에 허위 내용을 담은 ‘[단독]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 기사를 보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사는 “지난해 12월3일 계엄 당일 한국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평택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주한미군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았다. 선관위는 같은 달 20일 스카이데일리와 허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 보도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며 중국 혐오 정서와 음모론에 기반한 극단적인 행동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해당 기사에서 취재원으로 인용된 ‘미군 소식통’이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입고 중국 대사관 난입 시도 등 기행을 벌인 안아무개씨였던 걸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안씨는 건조물침입 미수,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허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며 ‘가짜뉴스라는 점을 알면서도 보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