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인천광역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수도권 유세 사흘째인 21일 인천을 찾아 “다시는 누구도 사법살인 당하지 않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우뚝 세우자”고 말했다. 인천은 이 후보의 국회의원 지역구(계양을)가 있는 곳이자, 이승만 정권에서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초대 농림부 장관 조봉암의 고향이다. 이 후보는 “암살의 실제 피해를 당했던 게 저 이재명”이라며 “정적 제거, 암살을 시도하는 어둠의 세력들은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6월3일, 총알보다 강한 투표지로 그들을 골라내 진압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에 무게를 뒀던 선거운동 초반과 달리 갈수록 ‘심판’에 초점을 맞추는 기류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 “이렇게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경호원들이 경호하는 가운데 유세해야 하는 게 이재명, 그리고 민주당의 잘못이냐”고 분노했다. 이 후보는 테러 위협 때문에 지난 19일부터 유세 차량에 설치한 방탄유리 안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실제 이 후보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1월 부산에서 목에 흉기 피습을 당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나는 총 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막말을 했었다. 이 후보는 “반성해도 모자랄 자들이 살해 기도에 목이 찔린 상대방 정치인을 두고 장난해서야 되겠냐”고 말하며 자신의 목을 만졌다. 이어 “총으로, 칼로, 법으로, 펜으로 밟히면서도 멀쩡하게 살아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은 바로 위대한 국민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1948년 이 지역구 제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승만의 정적’ 조봉암 선생의 사법살인도 거론했다. 그는 “조봉암의 사법살인, 김구의 피살, 장준하의 사고사를 빙자한 타살이 있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군사쿠데타로 제압했던 반란 세력들이 정적인 김대중 선생을 내란 음모로 조작해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반란과 내란이 계속되고 있고 정적에 대한 제거 음모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누구도 사법살인 당하지 않고 칼 찔려 죽지 않고 총에 맞아 죽지 않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우리가 우뚝 세우자”며 “그들에게 엄중한 투표로 확실히 경고해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계양구에선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을 겨냥해 “후안무치”라며 “대선 후보가 언제 피살될지 모른다는 제보가 들어와 이렇게 경호원들이 서 있다. 이렇게 만든 게 누구냐”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비호당과 그 당의 내란을 비호하는 후보는 지난 3년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해야 된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때마다 “국가기관 곳곳에 숨어있는 내란 잔당에 의해 4차, 5차 내란이 시도되고 있다”며 “6월3일, 국민이 이용당하는 나라가 될지 진짜 민주공화국이 될지 결정된다. 투표는 총보다 강하고, 여러분이 역사를 만드는 총알”이라고 대선을 통한 내란 종식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