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2·3 비상계엄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엔, '수거'와 '사살' 같은 끔찍한 내란의 계획이 담겨 있었죠.
그런데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점집에서 이 수첩과 별개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작성한 걸로 보이는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퇴임부터 국민의힘 입당 그리고 대선 준비까지 구체적인 구상이 적혀 있었는데, 상당 부분 윤 전 대통령의 실제 행보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먼저 정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머물러 온 경기도 안산의 한 점집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5일, 이 점집을 압수수색 해 노 전 사령관의 '수첩'과 함께 USB를 확보했습니다.
USB에선 노 전 사령관이 2020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문건이 여럿 발견됐습니다.
먼저 파일명 '식목일행사계획'.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퇴임 시 행동'과 '2~3개월 야인 생활 후 정치 참여 방안' 등이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자의로 퇴임 시는 몸값을 최대한 유지해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하다며,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 퇴임한다'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4일, 짧은 입장을 내고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21년 3월 4일)]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지금, 이제까지입니다."
"일정 기간 거리두기를 하다가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해 대권주자의 길로 간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는데,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퇴임 후 넉 달이 지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1년 7월 30일)]
"제1야당에 입당을 해서 또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을 해 가는 것이 도리이고‥"
'YP 작전계획',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약자를 적은 듯한 문건도 있었습니다.
"좌파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적폐척결 차원에서 폐지"하라거나, "외교·안보·통일 등 업무만 청와대에서 관장하고 경제 등 기타 업무는 철저히 내각에 위임"한다는 등 인사와 정책을 아우르는 구상이 포함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YR계획'으로 적힌 파일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김대중·김영삼·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같은 향후 일정이 담겼습니다.
공교롭게도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행보와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윤 전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고 관계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노 전 사령관도 검경 조사에서 문건 작성 경위를 포함한 모든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편집 :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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