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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김문수 유세 때마다 ‘큰절’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문화광장 앞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동안 여러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담아서 저희가 큰절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1일 경기 고양시 문화광장 앞 연단에 올라 유세에 앞서 넙죽 엎드려 큰절을 했습니다. 김 후보가 큰절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사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유세 단상에 오를 때마다 매일 큰절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일정이 빡빡했던 지난 20일엔 서울 서초구, 송파구, 경기 하남시 유세장을 돌며 3번이나 큰절을 했습니다.

정치인이 큰절을 하는 모습은 선거철이면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주로 국정 운영 실패 비판을 받는 여당 후보나 지지율 하락으로 위치가 흔들리는 정치인들이 표를 읍소하기 위해 주로 취하는 단골 액션입니다.

2004년 ‘차떼기당’이란 꼬리표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4·15 총선 패색이 짙어지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천막당사를 치고 유권자들 앞에 달라지겠다는 뜻을 담아 큰절을 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진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도 큰절을 했고, 2020년 총선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큰절 유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선거 때마다 으레 등장하는 큰절이다 보니 이젠 주목하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지만, 김 후보의 큰절은 유독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화제를 모은 김 후보의 큰절은 ‘국민’이 아닌 ‘국민의힘’을 향한 사과였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두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었던 김 후보는 어렵사리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한 이후 곧장 국회를 찾아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저 역시 품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유세 차량. 김해정 기자

김 후보의 큰절 사과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건, 큰절 자체가 정치권 안에서 흔하디 흔한 ‘뻔한 액션’일 뿐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탓도 있지만, 김 후보가 큰절을 하면서도 입으로는 ‘사과인 듯 사과 같지 않은’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여러 가지로 잘못한 게 많다”(20일 경기 하남 유세), “나라가 시끄러웠던 데 대해 송구한 마음”(20일 송파 유세), “(시민들이) 어려운 점 많은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19일 서울역 유세)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데 대해선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제명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는 “윤 전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며 뒤로 물러섰습니다. 심지어 지난 15일엔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재) 판결이 계속 8 대 0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8 대 0이지 않냐”며 “만장일치를 계속하는 것은 김정은이나 시진핑 같은 공산국가에서 그런 일이 많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 선거 첫날 유세 때부터 “내란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민주당”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독재 국회, 탄핵을 몇십 번 하고, 모든 언론을 잡고, 재판에 간섭하는 독재”라며 파면된 윤 전 대통령과 같은 논리로 민주당을 비판한 것입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큰절은 그저 겸손해 보이려는 제스처일 뿐 사죄 의미는 없다”며 “사과인척 하는 ‘이미지 사과’”라고 했습니다.

6·3 대선까지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김 후보는 전국을 누비며 여러분에 큰절할 겁니다. 여러분은 김 후보의 큰절을 어떻게 보실까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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