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계엄 전날 차량 블랙박스에 ‘친분 과시’ 통화 기록
“윤석열 4~5년 전부터 알았고 비선으로 도와”
노상원 국군정보사령관이 2016년 10월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12·3 내란사태의 ‘민간인 비선’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을 하루 앞두고 지인과 한 통화에서 ‘대통령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비상계엄 당시 구삼회 당시 육군 제2기갑여단장에게도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는 20일, 지난해 경찰이 압수한 노 전 사령관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녹취 내용을 입수했다. 이 녹취에는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2일 노 전 사령관이 지인인 ㄱ씨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ㄱ씨는 노 전 사령관에게 “노 장군님, 그 국방 라인에서 근무하세요, 용산 라인에서 근무하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은 “며칠 지나면 아시게 될 거예요”라며 “하여간 복잡한 게 많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어요”라고 답변한다. 이후 대화에서 ㄱ씨가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시니까. 그리고 저 브이 쪽도 (믿는 것 아니냐)”라며 “또 아주 배포도 좋고 그러잖아요”라고 말한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은 “아, 그렇죠. 그 원래 뭐,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어요, 비선으로”라고 답했다. 이어 “도와드리고 있는데 며칠 지나면 뭐 제가 왜 바빴는지 아실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노 전 사령관이 이튿날 예정된 비상계엄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통화는 ㄱ씨가 사위의 준장 진급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ㄱ씨가 사위의 진급과 관련해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 노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안 됐으면 어떻게 걔를 도와줬겠습니까”라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 전 여단장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지난해 12월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부근 롯데리아에서 있었던 이른바 ‘햄버거 회동’ 당시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어.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고.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구 전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주도적으로 구상한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 단장에 내정됐던 인물이다.

구 전 여단장은 또 지난해 하반기 장군 인사를 앞둔 10~11월, 노 전 사령관이 “조만간 대통령님도 장관과 함께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번 만났어”, “김용현 장관을 만났다. 대통령도 보았다. 아무튼 장관하고 얘기 잘 되고 있으니까 기다리고 있어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서에 적었다. 준장이었던 구 전 여단장은 당시 여러 차례 진급이 무산된 상태였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대통령실에도 방문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지난 1월 검찰 조사에서 “2022년 5월 김용현 (경호)처장 임기 초에 노상원이 대통령실로 온 것을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은 서로 만난 적도 없다며 친분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에서 “노상원에 대해서는 저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879 한동훈 얘기 꺼낸 윤여준 “그래도 계엄 반대했는데…일종의 자기 부정 아니냐” [이런뉴스]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8 [속보]김문수 "이준석과 단일화해 대선 승리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7 “‘단일화’ 연관검색어가…” 가천대에서 만난 이준석-안철수 [현장영상]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6 국수본 간부 "계엄 당일 윤승영에게 '방첩사 체포조 지원' 보고"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5 서울지하철 1∼8호선 첫차, 새벽 5시로 당긴다…8월부터 적용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4 이재명 “윤석열, 본인 이겨놓고 부정선거였다니 이해 안 돼”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3 전국 교사·장학사에게 ‘국민의힘 교육특보 임명’ 문자가 쏟아졌다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2 안철수 만난 이준석 "단일화 입장 변화無"…安 "효과 분명"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1 김문수, 尹 '부정선거' 영화관람에 "선관위 의혹 해명 노력해야"(종합)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70 믿었던 洪마저 외면… 이준석 향하는 범보수 빅텐트, ‘빈 텐트’ 되나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9 서울 지하철, 8월부터 첫차 시각 30분 앞당긴다... 5시 출발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8 중앙의료원 돌진 70대 택시기사 공소기각… "피해자와 합의"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7 김문수, 윤석열 ‘부정선거’ 관람에 “영화 보고 사람 많이 만나면 좋지 않나”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6 '계엄말이' '좌파게티' 고려대 주점, 계엄 희화화 논란... 학생회 "사과"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5 尹, 부정선거 망령 소환… 국민의힘 “자중하라, 대체 왜 이러나"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4 안철수,이준석 유세장 찾아 단일화 설득 나선다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3 한국인 틈에 끼어 몰래… 오산 에어쇼서 전투기 불법 촬영한 대만인 구속 송치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2 고대 축제에 등장한 계엄말이·좌파게티… 계엄 희화화 논란에 결국 사과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1 이재명 “국힘 ‘석고대죄 쇼’ 하겠지만, 여전히 윤석열과 일심동체” new 랭크뉴스 2025.05.21
50860 安 만난 이준석 “‘단일화 불가’ 달라진 것 없어… 표 몰아달라” new 랭크뉴스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