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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5시쯤 경남 합천군 아파트형 돼지우리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와 함께 불꽃이 일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국립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에서 장기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농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에선 3년 전에 이어 두 번째 사망사고로 현장실습을 둘러싼 안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농대 총학생회와 대의원회는 20일 공동 성명을 내고 “더는 학생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실습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사고는 지난 19일 오후 5시쯤 경남 합천군 율곡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다. 농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약 4시간 3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지만, 실습 중이던 19세 김모 씨가 숨지고 다른 한 명이 상처를 입었다. 두 학생 모두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한국농수산대 재학생으로, 지난 3월부터 해당 농장에서 장기 실습 중이었다.

한농대는 정예 농어업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3년제 국립대학으로, 2학년부터 농가 등 현장에서 수개월 간 실습 과정을 거친다. 숨진 학생 역시 오는 11월까지 인공수정 등 업무를 실습할 예정이었다.

학생들은 실습 과정의 전면 중단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모든 학부생의 실습을 즉시 중단하고, 면담을 거쳐 동의가 있을 때만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고가 난 실습장을 포함해 전체 장기현장실습 운영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현재의 장기 실습 제도가 교육보다는 값싼 노동력 제공 구조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현행 실습은 교육보다는 노동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안전과 복지 체계는 미흡하다”며 “실습이 교육 중심의 실질적 학습이 되도록 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사고는 한농대 장기 실습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지난 2022년에는 경기 고양시의 한 화훼농장에서 실습생이 배합기에 끼여 숨졌고, 2017년에는 에어컨도 없는 숙소에서 생활하며 농장주의 폭언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실습생들의 실태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한농대는 “사고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유가족 지원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농대는 “학교 주관으로 23일까지 전국의 실습장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 및 실습 학생 면담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안전관리 전문업체를 통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등 전반적인 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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