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이 열린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수방사령관)이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에 출동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발로 차고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법정에서 처음으로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내란 사태 당시 윤 전 대통령과 4차례 통화를 했으며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대통령이) 화가 났구나, 현실과 이탈됐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부감이 들었다”고도 했다.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사령관은 그동안 국회 국방위원회·청문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형사재판에서 밝히겠다”며 증언은 거부해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이런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가 “안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이해했으냐”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이해했다”고 대답했다.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줄곧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의 첫번째 통화에서는 “대통령이 ‘(국회) 현장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회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두번째 통화에서도 그가 “너무 꽉 막혀 못들어가고 있다”고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이 “너희 4명이 1명씩 들고 업고 나올 수 있잖아”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대통령이 ‘의원’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번째) 전화가 와서 대뜸 윤 전 대통령이 ‘발로 차고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하니 (정신이) 블랙아웃이 와서 아무 생각이 안 났고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윤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번, 3번 더 계엄하면 된다’고 했다는 자신의 수행부관 증언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 문을 부수라고 하는 순간 블랙아웃이 됐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부관이 ‘부대로 복귀한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해제 이후 에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기억이 없는데 통화 기록이 1번 더 있더라고도 했다.

내란 사태 당시 이 전 사령관의 수행부관인 오상배 대위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등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오 대위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이 전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하지 않자, 윤 전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9일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한 국방부장관 공관 저녁 모임에서 “참가자들이 대화는 안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혼자 다 말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을 이야기하며 배신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굉장히 빨리 마시고 취했고,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부축해 나갔다. 정상적으로 앉아 있기 어렵게 되니 불편한 마음도 있었던 거 같다”고 당시 술자리 분위기를 전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181 [르포]평택항에 쌓인 중국산 철강 제품...中 밀어내기에 설 땅 좁아진 K철강 [뛰는 차이나, 기로의 K산업] 랭크뉴스 2025.05.22
51180 서울지하철 첫차 시간 바뀐다…8월부터 오전 5시로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5.22
51179 전설의 아이폰 디자이너 영입...오픈AI, 애플 뛰어넘을까? 랭크뉴스 2025.05.22
51178 미국 관세 폭탄에 최악의 경우 우리 수출 10.6%↓, 성장률 0.7%p↓ 랭크뉴스 2025.05.22
51177 전국 교사에 국민의힘 ‘교육특보 임명’ 문자…개인정보 어떻게 샜나 랭크뉴스 2025.05.22
51176 남아공대통령 “남아공에 집단학살 없어”…트럼프 주장 재차 부인 랭크뉴스 2025.05.22
51175 “우화에 정색하고 있다”…이슈가 된 ‘이재명 호텔경제학’ 랭크뉴스 2025.05.22
51174 [단독] 검찰 “계엄 선포문·포고령, 노상원 작성 가능성 커” 랭크뉴스 2025.05.22
51173 손흥민, 마침내 '무관의 한' 풀었다…토트넘 우승에 감격의 눈물 랭크뉴스 2025.05.22
51172 ‘투자자들이 美국채 외면한다’…국채 하락에 증시·달러도 흔들[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5.22
51171 [영상] “또 투표 않게 잘 좀 해야”…‘뼈 때리는’ 재외 유권자 바람 랭크뉴스 2025.05.22
51170 법대 교수 "대선 사전투표 막아달라" 가처분신청…헌재서 기각 랭크뉴스 2025.05.22
51169 MBC, 故오요안나 괴롭힘 가해자 지목된 기상캐스터와 계약 해지 랭크뉴스 2025.05.22
51168 [비즈톡톡] 中 TV 추격에 매출 2위도 위태… 쫓기는 LG전자 랭크뉴스 2025.05.22
51167 [단독] 김혜경 “남편이 분열된 나라를 화합으로 이끌길 기도해요” 랭크뉴스 2025.05.22
51166 "6월 4일엔 새 대한민국"‥"다시 한번 박정희" 랭크뉴스 2025.05.22
51165 영화 ‘야당’을 본 마약 수사 브로커 ‘야당’의 영화평은?···“ 야당 시대 이제 끝났다” 랭크뉴스 2025.05.22
51164 미, ‘카타르 왕실 선물’ 항공기 인수…“대통령 전용기로 활용” 랭크뉴스 2025.05.22
51163 고글 쓰자 눈앞에 나타난 기체…항공기 정비 교육도 첨단 시대[르포] 랭크뉴스 2025.05.22
51162 “악귀 축출” 가스라이팅 하다 잔혹하게 살해…조카 해친 무당 이모 랭크뉴스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