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 태조이성계상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캠프’ 사칭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수법은 식당을 예약한 뒤 방문하지 않는 ‘노쇼’다. 최근 인천 지역의 한 식당엔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의 비서 A’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 남성은 “박 의원이 19일 점심 식당에 들를 것”이라며 시가 20~30만원 상당의 전복 오리·닭 백숙 요리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600만원 상당의 고가 와인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했다. 예약 당일인 19일 오전에는 문자 메시지로 “의원님이 방문하니 잘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정작 약속한 시각 박 대행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황한 식당 주인이 박 대행 의원사무실에 물으니 A라는 비서는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었다. 이렇게 박 대행 측을 사칭한 ‘노쇼 사건’만 인천 지역에서 최근 4건이 발생했다. 박 대행은 페이스북에 “가뜩이나 불경기로 고단한 자영업자 여러분께 불행을 안겨준 파렴치한 범죄”라며 “사칭 의심 시 의원실에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이런 사건은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전북 군산의 한 횟집에선 신영대 의원실을 사칭한 인물이 75만원 상당의 식사와 1600만원 상당의 양주를 주문했다. 다행히 식당 주인이 의심하고 의원실에 확인 요청을 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숙박 및 요식업소와 출판 인쇄 업체에 선대위 관계자 이름으로 예약하고 노쇼하는 일이 많이 벌어져서, 선대위 직능본부가 한국외식업중앙회, 숙박업중앙회, 인쇄문화협회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사칭 작업조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페이스북 캡처
이런 사건은 민주당의 대선 전략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3년 전 대선에서 ‘이재명 펀드’를 모집해 선거자금 350억원을 1시간 49분 만에 모금했던 민주당은 이번엔 당의 적금 계좌를 깨고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선거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선관위의 보조금 정산 후 2.8%의 이자(20대 대선 기준)만 붙여 후원자에게 돌려주는 대선 펀드와 달리, 적금 해약과 금융기관 대출은 그보다 큰 손실이 발생한다. 이 후보의 경쟁자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9일 펀드를 출시한 지 19분 만에 목표액인 250억원을 모금했다.

이에 대해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통화에서 “펀드 모금을 하지 않으면 당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펀드 사칭’ 사기 우려도 커진 만큼 손해 보는 개인이 생기는 일은 방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입구에 마련된 유세차량에 올라 자신은 방탄복을 입지 않았다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선거 특수를 노린 ‘노쇼 범죄’에선 국민의힘도 비켜나지 못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선대위에 따르면, 자신을 ‘김문수 캠프 홍보실장 B’라고 소개한 한 남성이 지난 14일 경남 진주의 숙박업소에 전화해 대선 캠프 관계자 숙박 예약을 했으나,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업소 사장이 지역 선거사무소에 확인해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선대위의 자체 조사 결과 창원시에도 유사한 허위 예약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서일준 국민의힘 경남도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캠프 사칭 노쇼 등 사기 행각은 후보자와 당의 명예를 훼손하는 만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496 법관대표회의, '재판독립 침해' 안건 상정... '이재명 상고심 논란'은 채택 안 해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5 젠슨 황, SK하이닉스 컴퓨텍스 부스 찾아 HBM4에 사인… “너무 잘하고 있다”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4 [단독] '첫 검사 탄핵'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사의 표명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3 전남대 학식 먹은 이준석 “5·18 정신 계승”…“당신은 혐오다” 반발도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2 2019년 170원, 현재 300~600원… 한 잔 팔면 10% 남짓 남아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1 이재명, '호텔경제학' 비판 이준석에 맞불 "바보들…동네 돈 돌면 경제 나아져"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90 ‘고발사주’ 손준성 탄핵심판 마무리…“검찰권력 통제해야”vs“탄핵폭주 막아야”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용산구청장 항소심 시작… 재판부, 유가족 방청 보장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8 유권자 귀 사로잡는 ‘로고송’…‘같은 곡 다른 가사’ 경쟁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7 ‘IMEI? IMSI?’ 들을수록 어지러운 SKT 사태 정리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6 '시흥 연쇄살인범' 차철남 어떻게 잡혔나…'바구니 자전거'에 단서 있었다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5 검찰, ‘통일교서 건넨 샤넬백’ 김 여사 비서가 수수한 정황 포착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4 [속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조상원 4차장 동반 사의 표명 new 랭크뉴스 2025.05.20
50483 돈나무언니, 2700억 베팅했다…1년 만에 최대로 사들인 이 종목[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랭크뉴스 2025.05.20
50482 법관대표회의, '공정성 준수·재판독립 침해 우려' 안건 채택 랭크뉴스 2025.05.20
50481 ‘저 가방에 전 재산이 있는데’···70대 부부의 아찔했던 부산 여행 랭크뉴스 2025.05.20
50480 "비욘세, 돈 받고 해리스 지지" 유명 연예인에 칼 빼든 트럼프 랭크뉴스 2025.05.20
50479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조상원 4차장 사의 표명 랭크뉴스 2025.05.20
50478 선물이라던 카타르 항공기… CNN “트럼프 측이 먼저 요구” 랭크뉴스 2025.05.20
50477 김문수 "배우자도 검증토론하자" 이재명 "정치는 부인이 하는게 아냐"(종합2보) 랭크뉴스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