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로 조카 숨지게 한 70대 구속 기소
중감금치상죄 등 혐의 50대도 재판행
중감금치상죄 등 혐의 50대도 재판행
무속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조카를 숯불로 잔혹하게 살해하고, 신내림 굿을 해준 다른 무속인을 감금·나체 촬영한 무속인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희영)는 살인 혐의로 70대 여성 A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 인천 부평구 음식점에서 숯불을 피워 3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속인인 A씨는 조카 B씨가 음식점 일을 그만두려고 하자 친인척, 신도들과 함께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B씨를 철제 구조물에 묶어 3시간가량 숯불 열기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고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결국 숨졌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무속을 동원해 친인척이나 신도들을 오랜 기간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하면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A씨 등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살인 혐의로 죄명을 바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 유효제)는 공갈과 중감금치상,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또다른 무속인 50대 여성 C씨를 이날 구속 기소했다. C씨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40대 여성 D씨를 폭행해 돈을 뜯어내고 감금·나체 촬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C씨는 자신에게 신내림 굿을 받은 이른바 '신자매'인 D씨가 무속 생활을 거부하자 "너의 아들이 지적장애가 있는 것은 신을 모시지 않은 탓"이라며 협박하거나 폭행해 1억2,000만 원을 뜯어냈다. 2023년 2월부터 3월까지 D씨를 폭행한 뒤 나체 사진을 불법 촬영하는가 하면 12시간 동안 손발을 묶고 86시간 동안 감금한 상태에서 마구 때려 흉골 골절 등 전체 6주의 상해도 입혔다.
검찰 관계자는 "C씨는 4년간 가스라이팅 상태의 피해자(D씨)를 노예처럼 부렸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지적장애 미성년 아들이 3억3,000만 원의 지급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의 보증서도 쓰도록 강요했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재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