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 활주로에 카타르 소유 보잉 747-8 여객기가 도착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같은 기종을 카타르 왕실로부터 선물 받는다. 해당 여객기는 ‘하늘의 여왕’ 이라고 불리는 최고급 기종으로, 가격은 4억달러(약 5678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할 계획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 포스 원'으로 쓸 수 있도록 카타르 측이 보잉 747기를 제공키로 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측이 먼저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카타르 측이 먼저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이 항공기를 줬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과는 어긋난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미국 국방부가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을 접촉한 결과 노후한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할 새 항공기가 인도되려면 앞으로 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대체 항공기를 훨씬 더 빨리 받기를 원했고, 이 때문에 국방부, 공군,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을 통해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로 '에어 포스 원'으로 쓸만한 항공기를 보유한 고객들의 명단을 보잉이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했으며, 이 중에 카타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비행기를 사겠다"고 제의했으며 카타르 측은 돈을 받고 넘길 뜻이 있다며 제의에 응했다.
이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항공기는 카타르 왕실이 "대가 없이" 준 "선물"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그는 카타르로부터 받을 보잉 747이 임시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다가 그가 퇴임한 후 트럼프 대통령 기념관에 기증될 것이라며 퇴임 후에는 본인이 탑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이 항공기가 "우리 나라(미국)에 대한 기부"라면서 "미국 공군에 이 항공기를 기부하겠다고 (카타르 왕실이) 제안해왔으며, 공군은 이 기부 제안을 모든 법적, 윤리적 의무사항을 준수하면서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 측은 에어 포스 원으로 임시로 쓰일 '카타르 제공 항공기'와 별도로 미국 정부로부터 에어 포스 원으로 계속 쓸 보잉 747-800 항공기 2대의 주문을 받을 경우 2027년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