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입증할 증거라며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지 부장판사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하자, 의혹을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강남 룸살롱이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그가 지인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어느 한쪽은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지 부장판사는 어제 오전 윤 전 대통령 사건 4차 공판 진행에 앞서 “얘기하지 않으면 재판 자체가 신뢰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이례적으로 법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본 적 없고, 무엇보다 그런 시대가 아니다”며 “평소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의혹을 부인한 지 3시간여 만에 룸살롱 접대 증거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룸살롱의 룸 내부와 홀 사진, 그리고 지 부장판사가 룸 내부로 보이는 곳에서 지인 두 명과 함께 찍은 사진 등 3장이다. 노종면 대변인은 “해당 업소를 직접 확인한 결과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 룸살롱이었다”며 “두 명의 동석자는 직무 관련자로 강하게 의심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는 지 부장판사가 이곳에 여러 차례 갔다고도 단언했다.
하지만 몰아세우는 쪽도, 부인하는 쪽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 지 부장판사는 해당 룸살롱에 간 적이 있는지 갔다면 누구와 왜 갔는지를 밝히는 게 마땅한데 삼겹살 얘기만 했다. 민주당 역시 대단한 물증을 쥐고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도 정작 이날 공개한 사진은 지인들과 찍은 사진이 전부였다.
만약 법관이 룸살롱 접대를 받았고 심지어 법정에서 거짓을 말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다. 반대로 ‘청담동 술자리 괴담’처럼 또 날조된 의혹으로 드러난다면 민주당은 사법부 불신을 조장한 데 대해 공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이 룸살롱과 날짜까지 특정하고 있는 만큼 진상 규명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법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법부 전체의 신뢰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하루속히 진위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