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업소에서 접대받았다”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집 접대’ 의혹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법원의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 부장판사 의혹 관련) 사진이 공개됐으니 사진을 기반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 (조사의) 진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최소한 사진 속 (지 부장판사의) 옆사람은 누구인지, 언제 뭘 했는지 등을 지 부장판사한테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 16일 지 부장판사 접대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착수했지만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8월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 관련 자료가 전달되지 않아 대법원 윤리감독관실은 언론 기사 등을 토대로 의혹의 실태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법원은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 자료 제출을 희망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근 제 개인의 의혹 제기 때문에 우려가 많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평소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 혼합주)’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그런 곳에 가서 접대받은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무엇보다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중요재판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인 의혹제기를 통한 외부의 자극이나 공격에 대해 재판부가 하나하나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저 그리고 재판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에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 부장판사가 유흥업소로 추정되는 술집에서 찍은 사진을 민주당이 공개하면서, 민주당의 주장대로 사건 관계인이나 직무관련자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인지 지 부장판사가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 부장판사의 추가 해명을 압박하고 있는 민주당이 대법원에 관련 자료를 더 제출하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의 조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의 조사로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정식 감사가 진행되고, 법관징계법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소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