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700년 전 '진고구려귀의후' 황금 인장
지난달 홍콩 경매서 낙찰돼 박물관 기증
"중원과 소수 민족 상호 작용 증거" 주장
"외교적 형식일 뿐 실제 국제정세와는 거리"
고구려 황금 인장 '진고구려귀의후'. 중국중앙방송 캡처


1,700여 년 전 고구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인장이 최근 중국 동북 지역 지린성의 박물관에 기증됐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고구려가 고대 중국 영향권 아래 있었다"는 일방적 주장을 개진했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전날 지린성에서 열린 '2025 국제 박물관의 날' 행사에서 서진(西晉·265~315년)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인장이 지안시 박물관에 기증됐다.

도장면 2.4×2.3㎝에 전체 높이 2.8㎝(도장 높이 0.6㎝), 무게 약 88g인 이 유물에는 '진고구려귀의후(晉高句驪歸義侯)'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지난달 차이나가디언 홍콩 춘계 경매에서 기업인 진밍난 진더우그룹 회장 부부가 1,079만7,000홍콩달러(약 19억2,800만 원)에 낙찰받아 박물관에 기증했다.

중국은 '귀의후'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소수민족 지도자에 내리던 봉작 이름으로 고대 중국과 고구려 간 종속 관계의 증거라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인장은 중원 왕조와 소수민족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귀중한 물리적 증거일 뿐만 아니라, 동북부 국경 역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 시도가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이 같은 주장은 해당 인장의 진위 여부, 과학적 검증, 학계의 충분한 연구 없이 발표됐다. '귀의후'라는 표현 하나로 고구려의 대외관계를 규정하는 것 자체도 애당초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향후 한중 학계의 역사 해석 갈등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한국고대사학회에 이 인장을 소개한 박대재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중국 일각에서는 인장의 존재를 고구려에 대한 진나라의 지배를 보여주는 실물 자료로 확대해석하지만, 책봉과 인장의 분급은 동아시아의 오래된 외교적 형식으로 실제 국제 정세와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687 커지는 '이재명 빅텐트'…문병호·한광원·김성호, 오늘 李지지선언 랭크뉴스 2025.05.21
50686 아직 국회 문턱 못 넘은 ‘외투기업 먹튀 방지법’…22대는 다를까 랭크뉴스 2025.05.21
50685 유엔총회서 첫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한국 드라마 배포에 처형” 증언 랭크뉴스 2025.05.21
50684 “빌 클린턴이 광화문에?”…비공식 방한에 온라인 목격담 확산 랭크뉴스 2025.05.21
50683 건진법사가 준 샤넬백, 김건희 비서가 받아 다른 가방으로 교환 랭크뉴스 2025.05.21
50682 [팩트체크] 후보 이름 직접 쓰던 투표, 왜 사라졌나 랭크뉴스 2025.05.21
50681 이재명 지지층 절반도 '개헌 빅텐트' 공감... 기회 날린 김문수 [한국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21
50680 "이름만 빌려줬다 생각했는데"…79억 채무 떠안은 직원들 랭크뉴스 2025.05.21
50679 조희대 청문·대법관 증원 '사법부 흔들기'에…법관들 우려 랭크뉴스 2025.05.21
50678 해외서 '계엄' 맘 졸였는데‥"민주적인 나라 되길" 랭크뉴스 2025.05.21
50677 [김길원의 헬스노트] 고령사회 역할 커지는 뇌졸중 전문병원…정부 정책 '엇박자' 랭크뉴스 2025.05.21
50676 여전히 '尹 심판론'이 지배하는 대선…국민의힘이 자초했다 [VIEW] 랭크뉴스 2025.05.21
50675 트럼프, 차세대 방어체계 ‘골든 돔’ 발표…“우주에서 요격” 랭크뉴스 2025.05.21
50674 [샷!] '맛있는' 캠페인…"6·3 대선에 한표를~" 랭크뉴스 2025.05.21
50673 [인터뷰] 박근혜·김문수 옆 ‘대구 보수’, 왜 이재명을 지지했나 랭크뉴스 2025.05.21
50672 '유소년 선수 학대' 손웅정 감독 등 3명 3∼6개월 출전정지 징계 랭크뉴스 2025.05.21
50671 "이재명·김문수 제대로 맞붙었다"…재생E·원전 놓고 청기홍기[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5.21
50670 그 병원 결국 "연봉 6억" 불렀다…눈 뜨면 뛰는 전문의 몸값 랭크뉴스 2025.05.21
50669 HMM 본사 옮긴다는 李… 부산시 세수 효과 年 수십억원 수준 랭크뉴스 2025.05.21
50668 국회부터 헌재까지… 영상·지도로 한눈에 보는 12·3 비상계엄 123일의 기록 [인터랙티브] 랭크뉴스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