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들, ‘실수한 나를 자책할 때’ 준비 덜 됐다고 느껴
“실패는 더 단단한 신앙인 되는 과정임 기억해야”
“실패는 더 단단한 신앙인 되는 과정임 기억해야”
관계·심리 상담전문가들은 ‘연애의 시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라고 말한다. 달리 말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상태는 연애 출발선에 설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고 느낄까. 갓플렉스(God Flex)는 지난 11일 ‘크리스천 연애 준비 키트’를 통해 20~30대 청년 100명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결과 청년들이 가장 많이 꼽은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순간(상황)’은 ‘실수한 나를 자책할 때’였다.
청소년 상담사이자 크리스천 연애 상담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헵시바’는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실제로 연애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이 첫째 ‘제가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제 기도가 부족했던 건 아닐까요’라며 스스로를 정죄하는 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이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속에 살아오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경험했을 때 쉽게 자책하고 무너지는 경향도 있다”며 “그러나 기도하며 연애에 임했는데 그 결과가 헤어짐이었다고 해서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더 깊이 사랑하는 사람, 더 단단한 신앙인으로 빚어가신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에선 비교로 인한 심리적 위축, 외적인 자신감 결여 등 MZ세대가 겪는 전형적인 고민도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로 확인됐다. 헵시바는 “SNS상에는 성공한 연애, 잘된 결혼 이야기만 넘쳐나고, 실패나 고민은 숨겨지기 마련”이라며 “그러다 보니 평범한 사람은 뒤처지게 느끼고, 상대적 초라함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 ‘나태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등 몸과 마음의 회복이 더딘 청년들의 고민도 눈에 띄었다. 연애 준비 키트 작성에 참여한 30대 남성 참가자 A씨는 “연애를 멈춘 기간이 길었는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안에 회복되지 않은 상처를 살피면서 왜 그런지 알게 됐다”며 “이제 조금 더 사랑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준비 키트를 기획·제작한 추진주 러브 코이노니아 대표는 “연애, 결혼 특강 등 교회 안에서 다양한 강연들을 통해 좋은 메시지를 전해 듣는 것도 좋지만 청년들이 스스로를 섬세하게 돌아보고 관계에 대한 공감을 나누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그룹 나눔을 통해 건강한 연애와 가정에 대해 활발하게 대화하고 묵상할 기회가 많아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