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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떠났다. 보수 진영의 잇따른 압박에도 버티던 그는 대선 첫 TV 토론회를 하루 앞둔 17일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저는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지난 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고 확인한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을 대선 운동의 전환점으로 삼아왔던 국민의힘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언론의 관심이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집중되면서 김 후보의 장점과 진면목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며 “남은 2주간 더 자유롭게 유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과거 청산과 범보수 진영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내란 프레임’을 피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마지막 퍼즐이자 변수로 꼽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포석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탈당 입장문에서 계엄과 탄핵 등에 대한 사과를 언급하지 않은 탓에 의미가 퇴색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립성향의 영남 중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사과 없이 떠난 윤 전 대통령과, 강성 집토끼를 의식한 국민의힘 수뇌부의 미온적 대처로 인해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마치 협의된 ‘위장 이혼’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당장 이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을 제명했어야 한다”며 “‘나가주십쇼’ 부탁하니 ‘잠깐 나가 있겠다’ 하는 것인데, 그럴 거면 뭐하러 탈당하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다. 부정선거 망상에 빠져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유, 법치, 주권, 행복, 안보를 운운하는 것이 역겹다”며 “이 사달에 공동책임이 있는 후보가 윤석열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이준석과 이재명의 진검승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부 통합도 요원한 상태다.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를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내건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부터 독자적인 지방 유세에 나선다. 부산 수영과 강원 원주 등 친한동훈계 지역구이거나,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공천 배제했던 대구 중-남, 충북 청주상당 지역 등을 찾는다. 이에 당에선 “대선 지원보단 자신의 차기 당권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또 국민의힘은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요청하기 위해 이날 유상범ㆍ김대식 의원 등 홍 전 시장 경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를 미국 하와이에 특사로 파견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손편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홍 전 시장은 경선 탈락 뒤 윤 전 대통령과 친윤 의원 등을 겨냥해 “이 새x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른다”는 등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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