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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물로 본 후보의 ‘초심’
이 후보, 역대 출마 벽보·공보물·공약서 분석
2006년 성남시장 첫 도전 이후 이번 대선까지 총 9차례 출마
지금은 중앙 정치의 한 가운데 서 있지만, 처음 정치판에 도전장을 내밀 때는 자신의 어떤 가치와 어떤 정치적 방향성을 내걸었을까. 수 차례 이어진 도전을 거치며 후보들의 메시지와 이미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국민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과거 선거 공보물과 공약서를 살펴봤다.
2006년 성남시장 후보 벽보(왼쪽)와 2008년 국회의원 후보 벽보(오른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년 전인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출마를 시작으로 이번 대선까지 총 9차례 선거에 출마하며 각종 선거 공보물을 만들었다. 역대 공보물은 모두 중앙선관위에 저장돼있다. 역대 공보물을 분석해보면 이 후보는 소년 노동공 출신의 인권 변호사로서의 개인사를 기반으로 청렴함과 유능함을 강조해왔다. 성남시장 시절 강조했던 ‘무상 시리즈’, 경기도지사 시절 강조했던 ‘기본 시리즈’ 등 복지에 대한 언급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배고픈 소년공, 검정고시 거쳐 ‘인권 변호사’ 되다
2006년 성남시장 후보 시절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이 후보는 정치 신인 시절 자신의 고달펐던 유년 시절 얘기를 선거 공보물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유년 시절부터 힘든 공장 생활을 했지만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해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판·검사가 아닌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스토리다. 이런 개인사가 널리 알려진 뒤로는 개인사의 비중이 점차 줄었지만,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이력에 검정고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성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을 빼먹지 않고 기재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신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2014년 선거 공보물에 “정책과 공약은 머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살아온 삶, 걸어온 길 속에서 나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2006년 성남시장 후보 시절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인권 변호사로서 시민운동을 하다 정치에 뛰어든 이 후보는 초기부터 청렴하고 유능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처음 선거에 출마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는 성남시장에 도전하며 ‘무능 부패로 잃어버린 4년’을 선거 벽보에 크게 내걸었다. 이 선거에서 낙선한 뒤 2년 뒤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젊은 인권 변호사, 깨끗한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유능한 행정가, 성과와 실행력 강조
2010년 성남시장 후보 벽보(왼쪽)와 2014년 성남시장 후보 벽보(오른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2010년 처음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 후보는 4년 뒤인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면서 ‘성과’와 ‘실행력’을 강조했다. 2014년 선거 벽보를 보면 ‘일 잘 했습니다’ ‘약속 지켰습니다’와 같이 성과를 강조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여기에다가 ‘성남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함께 배치해 결단력과 실행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2018년 경기지사 후보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재선 성남시장의 성과는 경기도지사 선거의 발판이 됐다. 이 후보는 2018년 경기지사에 도전하면서 8년 간의 성남시정 성과를 대대적으로 앞세웠다. 당시 공보물에서 이 후보는 ‘검증된 이재명, 경기도에서 증명하겠습니다’라는 문고와 함께 ‘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원으로 대표되는 이재명표 복지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이익금 5503억원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는 성과도 강조했었다.

2022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2022년 대선 공보물에도 이 후보의 실행력과 성과가 전면에 배치됐다. 특히 경기지사 시절 성과로 ‘신천지 시설 강제 폐쇄’ ‘계곡 불법시설 철거’ ‘공공배달앱 출시’ ‘청년기본소득 실시’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무상교복 제공’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은 일합니다’와 같은 문구를 활용했다.

히트작 ‘무상·기본 시리즈’의 등장과 퇴장
2010년 성남시장 후보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이 후보 공보물에 ‘복지’가 비중 있게 등장한 것은 2010년 성남시장에 처음 당선될 때다. 이 후보는 ‘획기적인 복지정책’을 약속하면서 “복지예산 대폭 증액”과 같은 문구를 내걸었다. 구체적인 공약으로 성남시립병원 설립, 1만명 장학기금조성 등.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등을 제시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가 전국적 이슈로 떠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4년 성남시장 후보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두 번째 성남시장에 도전한 2014년 공보물에서는 ‘무상 시리즈’가 본격 등장했다. 이 후보는 공약으로 ‘중고등학생 전원 무상교복 지원’ ‘고등학생 전원 무상급식 지원’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전면 무상지원’ ‘산후조리 무상 책임’ 등을 복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1기 성남시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복지 정책을 확대하던 시기로 보인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공약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이같은 복지 드라이브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까지 이어졌다. 이 후보는 ‘이재명표 복지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공약서에는 “경기도가 최고의 복지를 선물하겠다”는 문구가 적혔다. 핵심 공약으로 ‘성남 3대 무상복지 경기도 확대’가 제시됐다.

2022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 공보물 및 공약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하지만 2022년 대선에 도전하면서 ‘무상 시리즈’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공약서에는 ‘무상’ 표현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고, 공보물에서만 ‘무상 교복 제공’이라는 성과를 강조하면서 한 차례 사용됐을 뿐이다. 대신 경기도에서 선보였던 ‘기본 시리즈’가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기본소득, 기본대출, 기본저축, 기본주택 등이다. 또 ‘복지’ 표현도 빈도가 크게 줄고, 대신 ‘민생’이 강조됐다. 큰 복지 정책보다도 유권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개발에도 주력했다.

일관된 소신 ‘시민 참여’
2006년 성남시장 후보 공보물(왼쪽)과 2018년 경기지사 후보 공약서(오른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이 후보의 과거 공보물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일관되게 ‘시민 참여’를 강조해왔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2006년 공보물에서 “시민우위 행정원칙을 정착시키겠다”며 시민 참여형 행정활성화, 시장 직속 ‘집단민원조정위원회’ 설치, 정책토론 청구제 등을 제시했다. 2008년 공보물에는 ‘민원 해결을 위해 분당생활정치위원회 운영’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핵심공약 1번은 ‘도민참여 직접민주주의 확대 강화’였다. 구체적으로 도민청원제, 도민발안제, SNS소통관제 도입을 약속했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직접민주주의 플랫폼 개발 등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하는 등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에 관심이 많다.

2006년 성남시장 후보 시절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SNS 등 인터넷 활용에 능한 이 후보는 2006년 선거 공보물에 ‘인터넷 주소창에 이재명을 치세요’라는 문구를 넣는가 하면 ‘전국 최초 사이버동호회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한글 인터넷주소 업체가 선관위와 함께 주소창에 후보자의 이름을 한글로 검색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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