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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따라 사는 대신 각종 정보 검색·체험하고 내 아이에 맞는 제품 찾아
한정판 모듈식 유아차 부가부, 제인 구달 박사 협업 아기띠 등 취향과 가치 중점
‘부가부 드래곤플라이×콩제슬래드’는 한정판이라는 점 외에도 친환경 소재를 내세우고 있다. 부가부 제공


“애순아, 엄마가 가난하지 네가 가난한 거 아니야. 쫄아붙지마, 너는 푸지게 살아.”

이현지씨(35)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자식만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애순 엄마의 대사에 크게 공감했다. 출산을 앞둔 이씨는 아이에게 비싼 것을 사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틈틈이 육아 커뮤니티와 관련 플랫폼, 유튜브 등을 둘러보며 탐색한 그는 안전성은 물론 아이 성장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유아차를 골랐다. 여기에 그는 MZ부모답게 한정 판매라는 희소성과 ‘힙’한 디자인까지 챙겼다.

MZ세대가 육아 주체로 자리 잡으면서 ‘베이비 디깅(Baby Digging)족’이 늘고 있다. 이는 ‘아이’와 ‘채굴’을 합친 신조어로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토대로 직접 체험해보며 내 아이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구하는 데 몰입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디깅’은 패션이나 뷰티, 음악 등의 분야에서 쓰였던 용어이지만, MZ부모가 늘면서 육아용품 업계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때 ‘국민○○’로 불리는 대세 육아용품이 있었다면, 요즘은 양육자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오픈런을 불러온 ‘리미티드 에디션’ 트렌드도 육아 업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육아용품 업체들도 한정판 신제품을 선공개하고 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이벤트를 전개하며 MZ부모를 공략 중이다. 네덜란드 프리미엄 유아차 브랜드 ‘부가부’는 지난 2월 베이비페어를 통해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하이엔드 디럭스 스트롤러 ‘부가부 폭스 5 리뉴’를 출시하면서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업체에 따르면 당시 디럭스 제품군의 매출이 20% 증가했다. ‘부가부 드래곤플라이×콩제슬래드’는 한정판이라는 점 외에도 친환경 소재를 내세우고 있다. 세계 최초로 모듈식 디자인을 선보인 브랜드답게 필요한 부품만 수리·교체가 가능해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속파들의 높은 점수를 사고 있다.

부가부와 FC서울의 협업으로 성사된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패밀리 라운지. MZ부모가 아이와 함께 맘 편히 경기를 즐길 수 있어 호응을 얻었다. 부가부 제공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MZ부모를 위해 기획한 부가부 패밀리 라운지는 성공적인 전략으로 통한다. 스포츠 관람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해 K리그 FC서울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놀이 공간, 수유실, 유아차 주차장, 유아 동반 가족을 위한 특화 좌석 등을 마련해 가족 나들이 때 마음 편히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부가부 관계자는 “아이와 가족이 장소의 구애 없이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특별 기획한 스포츠 문화 이벤트는 부가부의 혁신적인 제품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며 “특히 FC서울과의 협업 라운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도 아이와 가족이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부복도 전형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스타일리시한 제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지그재그 제공


MZ부모들은 스마트(Smart)하고 스타일리시(Stylish)하며 안전(Safe)한 ‘3S 육아 아이템’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자동 분유 제조기 베이비 브레짜는 분말과 물을 넣어두면 분유별 농도와 설정한 온도에 맞게 7초 만에 자동으로 분유가 완성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꿈비의 젖병살균세척기 UV플러스는 젖병의 세척, 소독, 살균, 보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으로 실용적이다. 60년 전통의 캐나다 브랜드 쿠쉬스의 유아 식기는 유해물질 없는 친환경 소재로 제작돼 안전한 것은 물론 전자레인지 및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바쁜 MZ부모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출생률은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임부복 관련 상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최대 8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그재그 측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임부복에서 벗어난 스타일리시한 임부복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임산부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84%, 거래액은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MZ 임산부는 개인 취향과 체형에 맞는 스타일을 탐색하며 쇼핑한다. ‘임산부 청바지’ ‘임산부 레이어드 원피스’ 외에도 ‘임산부 휴양지’ ‘임산부 운동복’ ‘빅사이즈 임부복’의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

제인 구달 박사와 협업으로 제작한 아기띠. MZ부모들은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높이 산다. 아티포페 홈페이지


한국 최고의 소비 권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MZ부모의 다른 모토는 윤리적 소비다. 유행보다는 윤리적 의식과 가치 중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최근 모 연예인이 착용한 사진으로 입소문이 난 네덜란드 브랜드 아티포페의 아기띠는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가격은 50만원에서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MZ부모들은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높이 산다. “단순히 기분과 겉치레를 위해 지구가 희생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는 업체의 협업 대상은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다. 천연 리넨과 유기농 면으로 제작해 “가볍고 통기성이 좋으며 내구성도 뛰어나 물려주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이 아기띠의 전 세계 판매 수익 중 10%는 제인구달연구소에 기부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은 MZ부모의 소비에 자부심을 얹는다. 베자와 더 캄파멘토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동용 스니커즈. 베자 제공


프랑스 스니커즈 브랜드 베자는 스페인의 친환경 아동복 브랜드 더 캄파멘토와 협업해 V-90의 아동용 스니커즈 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1990년대 스포츠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베자의 대표 컬렉션 V-90 모델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보다 무게가 실리는 것은 두 브랜드의 의기투합 스토리다.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두 브랜드 철학이 일치해 국경을 넘은 협업이 성사됐다. 천연고무 밑창, 유기농 인증 가죽을 적용하여해 안전을 챙기고, 염료 사용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은 MZ부모의 소비에 자부심을 얹는다.

올 초 국내에 진출한 어린이 치약 잭앤질은 호주의 약사 부부가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닌 별개의 사람”이라는 철학을 담아 개발했다는 스토리를 내세웠다.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면서 강조한 것이 동물성 성분 사용 및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PETA 비건 인증’이다. 친환경 소비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MZ세대는 비건 화장품의 소비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유아의 화장품이나 위생용품의 경우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전 성분, 제조 과정도 꼼꼼히 확인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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