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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한은·KDI 연구
70대 강모씨는 지난해 초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7억 아파트를 담보로 매월 200만원대의 주택연금을 받는다. 강씨는 “그간 자녀들이 주는 생활비에 많이 의존했는데, 이젠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정도로 형편이 폈다”고 만족해했다.

15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13만3364명이다. 제도가 출범한 2007년 515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 들어 신규 가입자가 1만 명대로 늘었고, 2022년 이후 매년 1만4000명 이상 새로 가입하는 추세다. 주택연금은 자신이 소유한 집을 담보로 맡기고 해당 집에 거주하면서 평생 연금 형태로 대출을 받게 하는 금융 상품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올해 3월까지 3101명이 신규 가입했다”며 “자녀들이 집을 상속받기보다는, 부모 스스로 노후 소득을 늘리길 바라는 등 인식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1위다. 주택연금 제도를 활성화하면 ‘하우스 푸어’ 노인 최소 34만 명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은행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 개최한 ‘초고령사회의 빈곤과 노동, 정책 방향을 묻다’ 심포지엄에서 이런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령자의 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은 85.1%로 미국(57.8%) 영국(76.1%) 일본(37%) 등에 비해 높다. 하지만 주택연금 가입률은 전체 가입 대상의 1.89%에 불과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부동산 같은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생활비로 전환하지 못하면 통계상 빈곤층으로 분류된다”며 “보유자산을 유동화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연구진 추산 결과 가입 의향을 지닌 276만 가구가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년 34조9000억원의 연금소득이 창출되고, 이로 인해 노인빈곤율은 3~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을 담보로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부담 없이 약 22만 가구, 최소 34만명의 노인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득의 절반만 소비(매년 17조4000억원)한다고 가정해도 이들이 가입을 완료한 시점을 기준으로 2023년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5~0.7%(최대 17조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연금에 대한 잠재수요도 적지 않다. 지난해 8~10월 전국 55~79세 성인 중 주택연금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38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5.3%가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활성화엔 아직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값이 오르더라도 연금액은 변동이 없어, 집값 상승기에 주택연금 가입자가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한은은 현재처럼 월 수령액이 고정되는 방식과 주택가격변동 시 이를 반영하는 방식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주택연금도 집값 전망에 따라 연금액을 조정할지 선택지를 주자는 의미다. 또 자녀 상속이 용이하도록 기존 연금 수령액 상환 기한을 현행 6개월에서 3년으로 늘리고, 자녀가 상환 목적의 대출을 쉽게 받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홍보를 통한 인식 개선, 건강보험료·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 강화도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이처럼 주택연금 상품 설계를 보완할 경우, 가입 의향은 평균 41.4%로 더 높아졌다.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높은 주택연금 잠재수요가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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