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비즈니스’ 중동 순방…외교 행보도 박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궁전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오른쪽),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인한 월드컵 축구 공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 합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정부는 이번 순방의 목적이 비즈니스라고 설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국빈 만찬 연설에서 “이란의 핵 야망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는 데 카타르가 미국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후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상황 해결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며 “위험한 상황에 있는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옳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포럼 연설에서도 이란을 향해 핵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이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군사·핵 담당 고문인 알리 샴카니가 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면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전량 폐기하고 저농축 우라늄 활동만 지속하도록 합의할 의사가 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기간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전격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에 이스라엘과 수교하라고 압박하는 등 ‘광폭 외교’를 하고 있다. 그는 15일에도 “미국이 가자지구를 차지하고 장악해 자유지대가 되게 한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미국 정부는 안보 이슈는 이번 순방의 핵심이 아니며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야망을 드러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국가 건설자들(미국 등 서방)은 (중동에서) 건설한 국가보다 파괴한 국가가 훨씬 더 많다”면서 중동을 향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라”고 했다. 이는 인권 침해 논란 등에는 침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