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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필립 베르투(맨 왼쪽) 프랑스대사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을 받고 박수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프랑스 정부가 한ㆍ불 관계 및 문화교류에 기여한 이를 선정해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의 첫 한국인 여성 수상자가 15일 나왔다. 주인공은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 겸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겸 한불클럽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대신해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가 서울 서대문구 대사관 관저로 초청해 이날 오후 수훈식을 열었다.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 김종호 기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180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제정했으며, 현재까지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수준의 훈장이다. 국적 불문 프랑스의 정치ㆍ경제ㆍ문화ㆍ예술ㆍ종교 등 각 분야에서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는 공로를 세운 이에게 주어진다. 이중에서도 슈발리에(chevalier·기사) 급은 한국인 수상자가 다수 배출됐고, 최정화 이사장도 2003년 받았으나 그보다 급이 높은 오피시에(officier·장교) 급을 받은 한국 여성은 이날 전까지 없었다. 보나파르트가 제정하며 군대 식의 타이틀을 붙였기에 '슈발리에' '오피시에' 등의 타이틀이 붙었다.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이 15일 주한프랑스 대사관에서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을 받은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최 이사장은 한국외대 불어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 제3대학 통번역대학원에서 1986년 아시아인 최초로 통번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귀국했다. 그는 통번역가로서 한ㆍ불 정부 및 기업 간 주요 협상에 대부분 핵심 역할을 했다. 통번역 분야를 넘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2003년엔 CICI를 홀로 설립했다. CICI는 매년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드높인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한국이미지상을 수여했다. '피겨 퀸' 김연아 금메달리스트 등이 "직접 시상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CICI의 원칙을 존중하며 상을 받았다.

2023년 CICI가 주최한 그해 한국이미지상 시상식. 왼쪽부터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 김연아 선수, 최정화 이사장, 황선우 선수. [연합뉴스]

CICI는 또 해외의 다양한 오피니언리더들을 초청해 문화소통포럼(CCF)도 매년 개최해왔다. 지금도 CICI가 주최하는 행사엔 프랑스는 물론 미국·영국·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대사들이 앞다투어 참석한다. "주한 외교사절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는 CICI"라는 말이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가운데)의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 수훈을 축하하기 위해 15일 주한프랑스 대사관저에 모인 국내외 외교사절과 오피니언 리더들. 김종호 기자

이번 수훈엔 교편뿐 아니라 출간을 통해서도 후학 양성에 힘쓴 공로도 인정됐다고 한다. 그는 『K-Style』『한국말 합시다(Parlons Coréen)』등 프랑스어 저서뿐 아니라 『14살, 그때 꿈이 나를 움직였다』『외국어를 알면 세계가 좁다』등 38권에 달하는 저서를 출판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1992년엔 프랑스 정부로부터 교육공로훈장, 2000년엔 아시아인 최초로 통번역학계에서 수여하는 다니카 셀레스코비치 상 등을 받았다.


최 이사장은 중앙일보에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한·불 관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열심히 할 수 있는 바를 했을 뿐인데 이런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혼자서는 이룰 수 없었던 성과인만큼, 앞으로 여러분들과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르투 대사는 이날 "한국에 부임하면서 선배 (주한 프랑스) 대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정화를 되도록 빨리 만나라'고 하더라"며 "그만큼 양국 관계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우리의 친구에게 이 훈장을 달아줄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훈식엔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겸 CJ그룹 회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등 국내 오피니언 리더는 물론,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유럽연합(EU)대사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등 주요 외교인사들이 70여 명 넘게 대거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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