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결국 뇌사 상태 빠져… 검찰, 징역 7년 구형
과거 3차례 ‘가정폭력’ 형사입건…아내가 선처
과거 3차례 ‘가정폭력’ 형사입건…아내가 선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픽사베이
집에서 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보고도 그냥 방치한 채 테니스를 치러 외출한 60대 남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로 법정구속을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판사 강태호)은 1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기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씨(64)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유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범행을 자백해 유죄로 인정된다”면서도 “유기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행위와 결과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경막하출혈(뇌출혈)이 정확히 언제 발생한 것인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특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즉시 보호 조치를 했더라도 피해자가 의식불명에 빠지지 않았을 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상해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핏자국을 보고도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한 채 외출해 유기 정도가 중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피해자 측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사건 이전에 가정폭력으로 수사받을 당시 경찰로부터 피해자 몸에 손대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상태였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2023년 5월 9일 오후 6시12분쯤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씨를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테니스를 치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는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곧바로 외출했다.
당시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 아내와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어서 그냥 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는 과거 3차례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에 형사 입건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