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차라리 3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 민주당을 갔다면 이렇게 오래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토로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오늘 오전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 댓글을 달아 "다섯 번의 국회의원은 당의 도움이 아닌 내 힘으로 당선됐다,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며 이런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박원석 전 의원이 그에 대해 "정치인의 진정한 존재감은 부재가 존재를 증명할 때 드러나는데, 지금 홍 전 시장이 딱 그렇다"며 "모든 진영에서 경쟁적으로 모시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지지자의 글에 이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앞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이 "이 당에서 대권 도전에 수차례 국회의원을 한 분이 이제 와 이러면 안 된다"며 자신의 인성까지 비난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홍 전 시장은 "3년 전 윤석열에게 민심에서 압승하고도 당심에서 참패했을 때 탈당하려 했지만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했는데, 이번에도 사기경선을 하는 걸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에서 떠났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내가 보수진영의 아웃사이더였다는 건 그걸 두고 하는 말"이라며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를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와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후회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검사를 그만둔 뒤 지난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한국당에 입당했는데, 당시 노무현 전 의원 등이 찾아와 "홍검,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며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 전 시장은 "하와이는 놀러 온 게 아니고 대선을 피해 잠시 망명 온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국민의힘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던 홍 전 시장은 끝으로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