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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선물 받은 보잉 747-8 비행기
■ 트럼프가 선물 받은 4억 달러 보잉 747 비행기…에르도안은 7년 전에 받았다
논란의 카타르 전방위 외교…선물은 기본, 뇌물은 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4억 달러 (5천6백억 원) 상당의 항공기를 선물 받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카타르가 선물한 비행기의 별명은 '하늘의 궁전'입니다.

당시 가장 큰 민간 비행기 중 하나였는데 VIP 전용기로 개조됐습니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내부 설계에다 초호화 장식품과 유명 조각가의 예술 작품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카타르는 '하늘의 궁전'을 7년 전인 2018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선물해 당시 튀르키예 국내에서 상당한 정치적 비난이 일었습니다.

고가의 비행기 선물은 카타르가 오랫동안 구사해온 '선물 외교'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VIP 전용기로 개조된 보잉 747-8 비행기 내부
■ '외교 위기' 카타르…'백기사' 튀르키예

카타르는 2017년 6월부터 심각한 외교 외기를 겪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카타르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카타르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카타르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하고, 카타르 선박의 항구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또 카타르와의 무역, 금융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3년 7개월여 지속된 이런 조치들은 카타르 경제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고, 식량과 생필품 수급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의회에서 연설하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5월 15일)
■ 튀르키예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시…4억 달러 전용기 선물

그때 백기사로 나선 게 튀르키예였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타르에 식량과 함께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며 적극 도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밀착됐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간 개인적 유대도 강화됐습니다.

당시 카타르 왕실은 VIP 전용기로 개조된 보잉 747-8기종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는데, 사용 횟수가 적고 운용 비용도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대당 4억 달러(약 5천6백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구매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튀르키예 정부가 관심을 보이자, 세이크 타밈 군주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항공기를 선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형제국에 대한 우정과 감사를 담은 선물"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선물이 "튀르키예에 대한 사랑과 신뢰의 표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튀르키예 내에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국가 원수가 외국 정부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고 비행기를 선물 받았으며, 국가 소유로 등록돼 정부의 공식 업무에 사용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에바 카일리 전 유럽의회 부의장

■ 카타르의 뇌물 스캔들

인구 300만 명의 소국인 카타르는 막대한 LNG 수출 수익을 바탕으로 한 '오일달러 외교'를 적극 구사해왔습니다.

뇌물 스캔들도 잇따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22~2023년 '카타르게이트(Qatargate)' 입니다.

유럽의회 부의장 에바 카일리를 포함한 여러 의원이 카타르로부터 현금, 고가 선물, 항공편 등을 받고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유럽 경찰은 현금이 든 가방을 카일리의 주거지에서 압수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는 FIFA 임원들에 대한 뇌물 제공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카타르 스포츠 투자청이 인수한 파리 생제르맹(PSG)도 카타르 정부와 국영기업과의 과대한 스폰서 계약을 통해 UEFA 재정 규정을 우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카타르 지도
■ 강대국에 둘러싸인 카타르

카타르는 경기도보다 작은 면적에 인구 300만 명, 시민권자는 50만 명에 못 미치는 초소형 국가입니다.

북쪽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쪽 바다 건너에는 이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역 강대국에 둘러싸여 카타르는 국가 안보, 국가 생존을 오로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미 공군 기지까지 유치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외교 위기를 겪은 후부터 카타르는 선물 외교, 뇌물 외교를 통한 영향력 확대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 선물과 뇌물에 '침묵'하는 국제사회

국제사회는 카타르의 이러한 접근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의회를 뒤흔든 카타르게이트 당시 “유럽의 민주주의가 공격받았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EU 의회는 카타르 외교관과 대표단의 출입을 제한했고 협력 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 조치를 발표하는 데 그쳤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EU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을 의식해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EU가 가스를 수입하는 주요국 중 하나이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핵심 공급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무기보다 선물을, 전쟁보다 개최권을 사용하는 전략은 소국의 생존 방식”이라는 긍정적 해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근 항공기 선물 논란은 카타르의 선물 외교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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