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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그룹이 3월 26일 iM금융그룹으로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사진은 대구에 있는 iM뱅크 제2 본점에서 열린 간판 제막식 모습. 사진= iM금융지주


32년 만의 새 시중은행이라는 간판을 달고 화려하게 등판한 iM뱅크(옛 대구은행)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지 1년 됐다. 초대 수장을 맡은 황병우 행장 겸 iM금융지주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도약과 조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1년 더 연임됐다.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iM뱅크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당초 시중은행의 과점체계를 뒤흔들 메기 역할을 기대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iM뱅크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고객 기반을 늘리고 오프라인 뱅킹의 강점을 활용하며 기존에는 없던 성장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오히려 비대면·대면 모두에서 뚜렷한 차별점 없이 ‘어정쩡 전략’을 취했다는 지적이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제시

시중은행은 전국구 영업이 가능하지만 지방은행은 거점 지역과 서울·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iM뱅크는 2024년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기존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단위 경쟁력을 확보해 성장하겠다는 판단이 있었다. 좋은 성적은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 지방은행 맏형 격인 부산은행과 순이익 차를 2019년 1068억원에서 2023년 287억원까지 좁혔다.

iM뱅크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효율성과 지역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금융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 금융은 거점 지역 점포 개설과 아웃바운드 영업을 통해 전국 단위로 영업 범위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수도권 및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우량 담보 위주 가계대출 비중 확대, 거점지역 중심의 효율적 성장 등의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iM금융지주에 그룹 디지털마케팅 총괄을 만들었고, 은행에는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기 위해 디지털BIZ그룹을 신설했다.

기업금융은 금융권 은퇴 인력을 재고용해서 운영하는 기업영업지점장(RPM) 제도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RPM 제도는 소속 지점 없는 1인 지점장 제도를 의미한다. 오프라인 영역 확장도 병행한다. iM뱅크는 3년간 전국에 14개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강원 원주, 경기 동탄,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앱 사용이 활발한 고객층 확보를 목표로 한다.

최근엔 가수 싸이를 은행과 지주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금융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구상이다.


그래픽=정다운 기자

틈새시장 공략 외친 1년 평가는

하지만 1년간의 성적표는 초라했다는 평가다. 디지털 시장에선 인터넷은행에 밀리고 오프라인에선 주요 은행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각각 카카오 플랫폼 연동, 슈퍼앱 등 혁신으로 전통 은행권을 긴장하게 했다면 iM뱅크의 모바일앱 전략은 대중을 사로잡을 뚜렷한 차별점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iM뱅크의 모바일앱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28만 명으로 카카오뱅크(1890만 명), 토스뱅크(880만 명) 등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최대 15배 가까이 차이 난다. 4대 은행인 KB국민은행 1300만 명, 신한은행 967만 명, 우리은행 840만 명, 하나은행 621만 명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래 잠재 고객인 Z세대에게 인지도도 낮다. iM뱅크는 1020세대를 위한 별도의 전용 상품이 없다. 반면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는 미니(mini), 아이통장 등 명확한 상품이 있다. 내용도 혁신적이다. 미니의 경우 통장 없이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 가입자를 끌어댕겼고 엄마 카드를 쓰던 10대들에게 ‘내 카드’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며 미래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청소년 인구(만 14~18세)의 70% 이상이 가입했다.

iM뱅크의 전국 영업망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신규 점포는 강원 원주와 서울(2곳), 경기 화성 등 4곳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iM뱅크의 지점·출장소 200곳 가운데 대구·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한다.

영토를 넓히기 위해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수조원대에 이르는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해 체격 차가 크다. iM뱅크 자본금은 7206억원(2024년 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적도 뒷걸음쳤다. iM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3273억원으로 전년(3544억원)보다 27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조5390억원으로 2.7%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이 332억원으로 68.9%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도 전년 대비 4.7% 증가한 781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돋보기
최연소 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은 1967년생으로 지주 수장 중에서 최연소다. 역대 iM뱅크 은행장 가운데서도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는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iM뱅크 입행 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2012년 경영컨설팅센터장을 시작으로 영업점장, 은행 비서실장, 지주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임원 승진 후에는 지주에서 그룹미래기획총괄, 경영지원실장, 이사회사무국장,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맡았다.

2023년 1월 iM뱅크 은행장에 오른 후 2024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iM금융은 은행지주 중 유일한 지주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다. 과거 겸직 체제가 무소불위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체제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취약하다. 다만 iM뱅크 이사회는 황 회장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황 행장의 연임이 이런 단점보다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욱 큰 이점이란 것이다.

iM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한 15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봤던 iM증권이 흑자전환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주주환원의 근거가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해 3월 말 12.02%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는 나빠졌다. iM금융의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1.71%로 지난해 말(1.34%)보다 0.3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고전했던 iM뱅크는 올해 1분기 12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7% 성장했다. 대손비용률이 안정화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이뤘다. 다만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이익은 줄었다. NIM은 올해 1분기 1.78%로 지난해 말 1.80%에서 0.02%포인트 하락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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