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 둘러싸인 한국…원수 만들면 안 돼"
"대미협상, 경제·안보 포괄적으로 진행해야"
"한일 FTA, 열린 상태에서 검토할 것"
"대미협상, 경제·안보 포괄적으로 진행해야"
"한일 FTA, 열린 상태에서 검토할 것"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외기조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회주의 외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인 위성락 의원은 1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
동맹국, 가치
유사국과의
연대를 주축으로 가치를 달리하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통일이라는 핵심이익을 추구해 나갈 것"
이라고 반박했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의 '편향 외교'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셰셰' 발언만 부각하는 언론 안타까워"
12월 4일 오전 0시 58분 계엄해제 의결 직전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미국과의 대화 상황을 전하고 있다. 위성락 의원실 제공
지난 대선과 달리 이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전략적 침묵'이다. 논란이 많은 사안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위 의원은 "주변의 외교적 환경과 여건이 크게 바뀌면서 이 후보와 당의 고민이 깊어졌다"며 "그런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셰셰'(중국어로 감사합니다) 발언 논란에서 보듯, 이 후보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여전하다. 이에 대해 위 의원은 "
큰 흐름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며 "다른 나라들과 원수로 지낼
일을 불필요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을 구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익 중심으로 한미동맹은 동맹대로,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4강과 관계를 잘 유지하자는 게 핵심인데, 언론에서 '셰셰' 발언만 또다시 부각해 안타깝다
"고 덧붙였다.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앞서 이 후보는 저서에서 12
·
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위 의원과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가 직접 소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비판을 이끌어낸 비화를 공개했다. 위 의원은 당시 "광주에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후보가 미국의 명확한 입장 발표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지침을 줬다"며 "불법적이고 위헌적 비상계엄에 대한 명확한 부정적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고, 비극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고 말했다."나토 정상회의 참석 긍정적…한러관계 개선 모멘텀도 찾아야"
이 후보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그 진정성은 향후 외교 행보로 드러날 전망이다.
위 의원은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한다는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나토와의 협력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할 수 있다
"며 "무력에 의한 국경선의 변경은 지지할 수 없다
는 건 변치 않는 한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처럼 난도가 높은 지정학적 환경에서는 주변국들과 적대적 관계를 구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
한중·한러관계가 최악으로 가니까 당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핵 관련 어떤 조치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라며 "조금씩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데, 미러 휴전 협상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세를 포함한 대미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의제별로 대응할 경우 한국이 협상에서 다양한 레버리지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분야를 넘어 포괄적으로 카드를 발굴하는 협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한미일 협력프레임, 대응에 유용할 수도"
한국 외교는 6·25 전쟁 이래 가장 어려운 외교환경에 놓여있다. 위 의원은 이 후보가
이런 시대의 흐름과 주변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누가 봐도 비전통적"이라며 "한미일 협력 프레임은 이에 대응하는 데 유용할 수 있고, 미국도 그 틀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과는 어떤 협력도 싫다는 교조적 생각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선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앞서 9일 일본을 비롯한 이웃국가와의 '나토식 경제 연대' 필요성을 강조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에 "어쩜 저랑 그렇게 (생각이) 똑같냐"며 "이해관계가 비슷한 인근 나라, 일본과 같은 국가와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점도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이와 관련, 위 의원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은) 당에서 제시된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열린 상태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FTA체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틀에 국한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
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후보는 일본과의 협력을 도모하면서 과거사 문제는 분리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다. 위 의원은 "
민주당이 추구하는 한일관계의 비전은 '제2 김대중-오부치 시대'를 열자
는 것"이라며 "일본은 과거에 대해 성찰하고, 한국은 관대한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가는 게 가장 이상적
"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사 문제는 국민과 국가정체성, 그리고 이념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라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면서 "거시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대응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