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 ‘이재명 혐오하라’ 메시지에 노출
규명되지 않은 사실로 일방적 비방 해와”
규명되지 않은 사실로 일방적 비방 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운동이 13일 시작됐다. 이날 개신교계 일부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가운데 나온 다른 목소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받는 부당한 공격에 대한 사죄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뚜렷해진 한국 개신교계 일부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서명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라고 전제하며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12·3 내란사태를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교계 인사들을 비판했다. 서명문은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다”며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4월20일 울산 병영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태선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들은 이 후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서명문은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다”며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회는 그를 비난했다”고 지적하며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라고 제안했다.
서명 운동을 준비한 교인 가운데 한 명인 윤환철씨는 14일 한겨레에 “교회의 이재명 후보 악마화를 그냥 보기만 해야 하는 평범한 교인들의 답답함이 있었다”며 “지지 선언 이전에 미안한 마음을 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명 운동은 실명과 소속 교회 또는 단체를 입력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속 교회 목사와는 다른 일반 교인들의 입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윤씨는 “이재명 후보를 비난한 목사가 있는 교회의 신도들도 글을 남겼다”며 “이런 교인들의 내적 갈등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13일 전국기독교단체연합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인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반성경적·비윤리적 악법들을 저지하는 데 최고의 후보”라며 “차별금지법이나 학생인권법과 같은 반성경적 악법들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적임자”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아래는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문 전문.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입니다. 그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은 바른 판단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부당한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고 공공의 이익을 수호하는데 도전한 보기 드문 행정가이고, 정의로운 정치 구조에 헌신하는 훌륭한 정치인입니다. 그럴수록 그는 더러운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의 위협에 시달려왔고, 마침내 살인자의 흉기가 목을 찔렀지만 그 사명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살인, 사법적 살인, 물리적 살인 시도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그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곧 우리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정치인 이재명을 공격하는데 눈이 멀어서 그 세력들이 이단이든, 무속이든, 사이비종교든 가리지 않고 그들과 손을 잡기까지 했습니다. 진짜 신앙을 가졌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십계명의 첫 계명을 무시하면서 자기들이 옳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습니다.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를 비난했고, 언론은 그의 등에 ‘인격파탄자’라는 칼을 꽂았습니다. 검찰은 폭압적 수사로 그와 그 동료들까지 괴롭혔고, 법원은 혼란과 악의에 찬 판결문으로 사법을 가장한 폭력을 휘두릅니다. 국민들과 유권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재명 후보가 자랑스러운 시대의 일꾼으로 남기를 원하기에, 괴롭힘을 그만두라고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우리는 성도 이재명이 자신이 속한 개신교는 물론, 어떤 종교도 정파적 행동에 끌어들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여깁니다. 그러나 이재명이 자기 교인이 아니라며 버린 목사는 회개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한국교회의 또 다른 민낯입니다.
법비들과 싸우는 이재명은 우리 모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법비들은 정의로운 시민들의 철퇴를 맞을 것입니다. 선출되지도 않았으면서 알량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소권으로 장난을 쳤던 검사들, 시민들을 기만하며 부당한 판결을 해왔던 판사들, 낯 두꺼운 언론인의 이름은 응분의 반성이 있을 때까지 거명할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민주적인 행동으로 내란을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계의 민주주의에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내란을 획책하고 동조하는 공동체의 적들은 지속된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그것이 한국 교회를 진리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걸음이고, 미래에 더욱 훌륭한 정치인들을 불러내는 필요조건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독교의 가치입니다. 사랑과 공의, 악행에 대한 철저한 심판과 처벌, 그 후에 용서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 아닌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서 그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표시하기 위하여 작성되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이 시대의 교인들이여, 이재명에게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2025년 5월 13일, 연명인 일동
※이 글에 서명하시는 한 분 한 분이 발의인이자 연명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