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왼쪽) 전 대구시장이 10일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 배웅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며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하와이로 떠난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지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청년의꿈’에 올라온 한 게시글에 이 같은 댓글을 적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 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홍 시장의 지지층 흡수에 나서자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일각에서 만류에 나선 상황에서 국민의힘과의 관계를 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지지자는 ‘아하 준표형 뜻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과 같은 사태 다 예상된 일이겠지? 왜 그러신지 알 거 같음. 확실한 건 국힘과 절연한 거 보여주고 싶으신듯”이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대선 후보 교체를 둘러싼 내홍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홍 전 시장의 반응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댓글에서 홍 전 시장은 이어 “한 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두 번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 당을 나왔다”며 “탈당만 하면 비난할터이니 정계은퇴까지 한 것”이라고 적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 대표를 맡아 위기에서 당을 구해냈지만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상황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내 나이 70에 감정적으로 접근할 리 있냐”며 “도저히 고쳐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집권하던 내 나라가 좌우가 공존하는 안정된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이 땅에 정통보수주의자들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기원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