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반도체 기업 인수 막히자 유럽 공조기업 플렉트그룹 선택
지난해 10월부터 추진 올 4월 협상 돌입
AI용 데이터센터 수요 늘어···글로벌 고객 확보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5년 5월 14일 12:20
자본시장 나침반'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공조시장 진출을 위해 선택한 대상은 유럽 냉난방공조(HVAC)기업인 플렉트그룹 이었다.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가 반독점 문제로 막히자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공조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삼성 특유의 조직 문화와 달리 적극적으로 대주주를 설득해 매각의사를 이끌어 내고 단독 협상 한 달만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하나의 빅딜이었던 하만 인수와 하만이 인수한 마시모 등은 해외파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테스크포스팀(TFT)과 경영지원실, 디바이스경험부문(DX)내 공조사업부 등 국내파가 만든 첫 빅딜로 평가받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플렉트그룹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트리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100% 가치는 15억유로(2조3000억원)이고 플렉트그룹의 부채를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는 18억유로(2억9000억원)에 달한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삼성 측 인수 자문을 맡았고 매각 측은 UBS가 자문했다.

플렉트 그룹은 스웨덴에서 출발해 1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공조기업이다. 유럽계 사모펀드(PEF)인 트리톤이 인수한 뒤 독일 덴코하펠을 추가 인수해 키워왔다. 최근 매출은 1조원 규모로 이번 거래에 적용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기준 배수는 15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경쟁사도 인수 제안을 했지만, 삼성이 적극적이고 빠른 설득으로 독점 협상을 할 수 있었다”면서 “삼성의 가격 조건을 매도측도 만족스러워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10월부터 PEF가 보유한 플렉트그룹을 인수 대상으로 점찍고 트리톤이 매각에 나서기 전부터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독일을 찾아 트리톤과 플렉트그룹 관계자를 만나 인수 후 청사진을 설명했다.

삼성 뿐만 아니라 유럽내 경쟁사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인수 가격을 제안하면서 경쟁입찰로 바뀔 가능성이 있었지만 삼성이 빠르게 협상을 이끌어내면서 4월부터는 트리톤과 삼성전자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이번 거래는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의 지원아래 M&A 전문가인 안중현 경영지원실 사장, 윤주한 부사장 등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트그룹의 데이터센터용 냉낭방장치. 사진=플렉트그룹 홈페이지


국내 대기업 중 공조사업은 LG전자가 활발하게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공조사업에 대한 구상은 삼성전자도 오랫동안 키워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공조업체이자 몸값만 8조원이었던 존슨컨트롤즈 인수에 참여해 막판에서 떨어졌다. 당시 LG전자도 참전했지만, 예비입찰에서 낙마했다.

공조는 과거 삼성이 밝힌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의 온도 통제가 중요해지면서 전세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밖에도 플렉트 그룹은 헬스케어 분야의 클린룸 부분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헬스케어·식음료 등 6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조 사업의 성장성이 높지만 유럽의 고객층을 뚫기가 쉽지 않다” 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13 민주, 가수 하림 섭외취소 논란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현" 랭크뉴스 2025.05.14
47912 원·달러 환율, 야간거래서 급락… 일시 1400원 붕괴 랭크뉴스 2025.05.14
47911 이재명 49.3%-김문수 25.8%…중도층선 더 격차 51.8%-14.4% 랭크뉴스 2025.05.14
47910 “뺨 때리고 고함 지르고”…씁쓸한 ‘스승의 날’ 단상 [이슈픽] 랭크뉴스 2025.05.14
47909 'PK 부흥' 보따리 푼 이재명 "보수정부 3년동안 뭐했냐"... '오만경계령'도 랭크뉴스 2025.05.14
47908 민주, 사법부 총공세에 '이재명 면죄법'도 처리... 국힘 "李 독재 정치 신호탄" 랭크뉴스 2025.05.14
47907 “방망이로 맞아”…인권위, 강원 최전방부대 직권조사 랭크뉴스 2025.05.14
47906 트럼프 “푸틴 온다면 나도 튀르키예 회담 참석할 수도”···미·러·우 정상회담 성사되나 랭크뉴스 2025.05.14
47905 "아스팔트 우파 다 흡수"‥윤 지지층·극우와도 손잡을 결심? 랭크뉴스 2025.05.14
47904 '조희대 청문회', 핵심 증인 불출석에 '맹탕' 진행 랭크뉴스 2025.05.14
47903 윤석열 '입' 석동현, 김문수 선대위로‥"끌어내리기 전에 탈당" 랭크뉴스 2025.05.14
47902 ‘한·미 환율 대면협의’ 소식에 환율 급락…장중 1400원대 밑돌아 랭크뉴스 2025.05.14
47901 싸움 말린 여교사 폭행한 초등생…부모는 아동학대로 고소 랭크뉴스 2025.05.14
47900 ‘계엄 옹호’ 전한길, 한국사 강사 은퇴 랭크뉴스 2025.05.14
47899 개봉·흥행작 감소 → 투자 위축 악순환…이대로 가다간 '극장 소멸' 랭크뉴스 2025.05.14
47898 “임신했다” 손흥민 협박한 20대 여성 등 공갈 혐의로 수사 랭크뉴스 2025.05.14
47897 "고속도로 갓길에 돼지 1마리가…" 출근길 신고 전화 쇄도 랭크뉴스 2025.05.14
47896 '한미 대면접촉' 원/달러 환율 급락…장중 1,400원대 밑돌아 랭크뉴스 2025.05.14
47895 이재명 '이순신 벨트', 김문수 '과학 대통령'…PK 대격돌 랭크뉴스 2025.05.14
47894 MG손보 영업 정지…“모든 계약 5대 손보사 이전”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