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하> 법은 소용없었다
전세사기 이슈 불거진 뒤 급증
2014년 이래 작년 최대치 기록
국토부 "매입 절차 간소화 노력"

편집자주

거듭 진화하는 전세사기는 단순히 제도의 한계로 설명할 수 없다. 법과 제도의 틈을 정교하게 파고드는 조직적 금융범죄, 피해자는 다시 일어설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 ‘집’을 삶의 터전이 아닌 빚의 족쇄로 만든 이들, 그 구조를 추적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와 연립·다세대(빌라) 모습. 뉴스1


살던 집을 '셀프 낙찰'받는 세입자들이 전세 사기 이슈가 불거진 2022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기당한 집을 떠안고서라도 보증금을 회수하겠다는 세입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본보가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서 확인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전세사기가 만연했던 수도권 지역에서 세입자가 경매 전셋집을 직접 낙찰받은 건수는 지난해 971건으로, 2023년(427건)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최대치다.

서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6년 65건, 2017년 40건 등 평균 50건 내외에서 2022년 137건, 2023년 236건으로 훌쩍 늘었다. 2024년은 562건으로 전년도보다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 추세도 크게 다르지 않다. 4월까지만 224건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임차인이 직접 거주 주택을 낙찰받은 건수 변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수원시, 화성시, 부천시 등 경기 지역도 평균 100건 내외에서 지난해 305건으로 급등했다. 25건(2022년), 65건(2023년)에 머물던 인천 지역은 지난해 104건으로 폭증했다.

'강제 경매'는 HUG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구제 방안 중 하나다. 그러나 경매에 넘기더라도 전세보증금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깡통전세’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상당수 피해자가 LH에 우선매수권 양도를 통해 매입을 신청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셀프 낙찰'을 받게 된다. 낙찰대금은 기존 전세보증금으로 상계처리된다.

전세사기 주택대상별 LH 매입 현황


본보가 확인한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관련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LH에 매입된 주택은 472호에 그쳤다. '미래 가치를 상실한 집'을 대부분 셀프 낙찰받고 있다는 얘기다. 배당금과 경매차익을 더한 금액을 피해 보증금으로 나눈 '피해회복률'이 22.58%에 불과한 집도 있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월 31일 기준 총 9,889건의 피해주택 매입 사전협의 요청이 접수돼 이 중 2,250건은 현장조사 및 매입 심의를 완료, 매입이 가능하다고 피해자에게 통보했다"며 "매입 사전협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기 경·공매 실행을 위해 주요 법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등 신속한 매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상> 진짜 돈 되는 사기
    1. • '전세 대출사기'로 반년 만에 100억…사기꾼만 웃는 '몸빵 재테크'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2415420004534)
    2. • '월세'로 알았는데 모두 '전세'…진화하는 사기, 정부는 뒷짐만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912400004930)
  2. ② <중>끝까지 우려먹다
    1. • 세입자 피눈물 흘린 그 집...사기범은 깔세 놓고 감옥서 돈 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521360000367)
    2. • HUG '깔세' 피해만 240채…악성 임대인 '집요한 돈벌이' 왜 못 막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914160005313)
  3. ③ <하> 법은 소용없었다
    1. • 사기당한 집이 '내 집'이 됐다, 매일이 지옥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815050004955)
    2. • 전세사기 주택 '셀프 낙찰' 지난해만 '971건'...10년 새 최대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1114210003502)
엑설런스랩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21 한달만에 3조 기업 인수…관리의 삼성이 달라졌다 [시그널] 랭크뉴스 2025.05.14
47720 성매매하려다 딱 걸린 남성…알고보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랭크뉴스 2025.05.14
47719 ‘서부지법 난입’ 2명 실형…서부지법 판사가 밝힌 소회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5.14
47718 강원 고성군 수동면 비무장지대서 산불 발생···헬기 3대 투입해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5.14
47717 'IPO 대어' 쏟아지는 나스닥…美공모주 투자 어떨까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랭크뉴스 2025.05.14
47716 "부모 둘 중 한명만 거주해도 출산장려금"…경북 최고 수준이라는 '이곳' 랭크뉴스 2025.05.14
47715 "쿠데타 장본인, 인성 말할 자격없어" 洪 두둔한 이준석, 권영세 저격 랭크뉴스 2025.05.14
47714 "남은 인생 본인답게"…'서부지법 난동' 선고 전 소회 밝힌 판사 랭크뉴스 2025.05.14
47713 조기대선 이끈 ‘광장의 빛’ 여성을 대선에서 지워버린 난센스 랭크뉴스 2025.05.14
47712 박찬대 "조희대 사과·사퇴해야‥국민요구 불응시 특검 불가피" 랭크뉴스 2025.05.14
47711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30대 男 징역 1년6개월, 20대 男 징역 1년 랭크뉴스 2025.05.14
47710 "국힘은 수리 불가" 직격에‥'洪 인성' 비난한 권영세 랭크뉴스 2025.05.14
47709 이재명 51%, 김문수 31%, 이준석 8%[한국갤럽] 랭크뉴스 2025.05.14
47708 “윤석열, 오늘쯤 탈당…측근들 설득 중” 조원진·서정욱 등 전언 랭크뉴스 2025.05.14
47707 잇단 구설에 입 연 백종원 "석달만 기다려달라…위기가 '제2의 창업' 기회될 것" 랭크뉴스 2025.05.14
47706 사우디 왕궁서 눈 감고 꾸벅…‘78세 트럼프’ 조는 모습 포착돼 랭크뉴스 2025.05.14
47705 트럼프 ‘약가 인하’ 바이오株 약세에도 저가 매수세…펩트론 1위 [주식 초고수는 지금] 랭크뉴스 2025.05.14
47704 전현희 “이재명 유세장에 트럼프처럼 ‘4면 방탄 유리막’ 설치해야” 랭크뉴스 2025.05.14
47703 “목숨 다할 각오로”… 김흥국·최준용 등 연예인 10명, 김문수 지지 선언 랭크뉴스 2025.05.14
47702 ‘원조 친박’ 조원진 “윤석열, 탈당 오늘쯤 결단···김문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일 것”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