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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90%, 빈곤퇴치 단체 등 사회운동 기부
재임 당시 실업률 7%·빈곤율 11%로 낮춰
관저 밖 거주, 소탈한 생활로 국민들 큰 사랑
“삶엔 가격표 없어 난 가난하지 않아” 어록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2009년 대선 승리 당시 주먹을 쥐며 기뻐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리며 우루과이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은 엑스에 “깊은 슬픔과 함께 우리 동지 페페(무히카 전 대통령을 부르는 애칭) 무히카의 서거를 알린다. 그는 대통령이자 사회운동가, 안내자이자 지도자였다”라며 “오랜 친구여, 우리는 당신이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고 적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식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1월 항암 치료를 포기했다. “내 몸이 더 이상 치료법을 견딜 수 없다”는 이유였다.

1935년 5월20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난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페페’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페페는 ‘할아버지’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그는 1960∼197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 좌파 게릴라 단체 ‘투파마로스’에서 활동하고 13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사면 후 정계에 뛰어든 무히카 전 대통령은 좌파 정당 국민참여운동(MPP)을 이끌며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한 후 2009년 대선에서 당선돼 2010~2015년 5년간 국정을 이끌었다.

그의 청빈한 리더십은 국내외에 큰 인상을 남겼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대통령 급여 90%를 빈곤퇴치 단체 등 사회운동에 기부했고, 관저 대신 몬테비데오 교외의 한 텃밭 딸린 작은 집에서 부인과 살았다.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직접 출퇴근을 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렸다.

재임 기간 사회·경제적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신중지와 동성결혼, 마리화나 시장을 합법화했다. 공공지출을 늘려 13%의 실업률을 7%로, 40%의 빈곤률을 11%로 낮췄다. 퇴임 무렵 지지율은 64%였다.

그는 특유의 비유로 인상적인 어록을 남기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정치인이었다. “삶에는 가격표가 없어 나는 가난하지 않다” “권력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단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뿐” “유일하게 건강한 중독은 사랑의 중독” 등의 발언은 그가 대표적으로 남긴 발언들이다.

그는 지난 1월 투병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도 “전에도 내 인생에 저승사자가 한 번 이상 침대 주변에 있었지만, 이번엔 (그가) 명백한 이유로 큰 낫을 준비해 온 것 같다”며 “할 수 있는 한 내 사고 방식에 충실하게 전투를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2020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는 “수십년간 내 정원에 증오는 심지 않았다. 증오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성공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현지 일간 엘옵세르바도르는 무히카 전 대통령을 ‘세계의 끝에서 등장한 설교자’라고 표현하며 “무히카 행정부에 대한 국내 평가는 다소 엇갈리지만, 고인의 반소비주의적 수사와 소박한 생활은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우루과이 정치인으로선 드물게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고 짚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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