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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법무법인 YK, 대륜 등
회사형 로펌 매출 급상승

업계 지각변동 일으켜
YK 공정거래그룹 소속 이상우(뒷줄 왼쪽부터) 박재완 김지훈 변호사, 이용만 고문. 앞줄 왼쪽부터 현민석 진호식 변호사, 이인석 대표변호사, 임지윤 변호사. 사진=YK 제공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만난 한 로펌 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얘기다. 그는 “굳건했던 대형로펌들의 자리가 위협받을 만큼 최근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신생 로펌이 늘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올해 초 공개된 한국 주요 로펌들의 2024년 매출 집계에서 가장 시선을 끈 부분은 ‘신흥 강자’들의 약진이었다. 법무법인 YK와 법무법인 대륜이 주인공이다. 두 로펌 모두 업력이 약 10년밖에 안 됐지만 YK는 매출 순위 7위, 대륜은 위를 기록하며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오랜 기간 전통의 강자들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던 로펌 시장에서 단숨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다. 김앤장부터 화우까지 일명 ‘빅6’라고 불리는 대형로펌들까지 긴장하게 할 만큼 두 로펌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빠른 성장의 비결로는 두 로펌이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일명 ‘회사형(네트워크) 로펌’이다.

이들의 운영 방식은 기존 대형로펌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 로펌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김앤장 법률사무소만 보더라도 오직 서울에서만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형로펌들의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본사가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김앤장의 뒤를 잇는 광장과 태평양 등도 서울 사무소 외에 IT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판교에 1개 정도의 분사무소만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촘촘한 네트워크 구축이번에 톱10에 진입한 YK와 대륜은 다르다. 서울(본점) 외에도 전국 주요 도시에 수많은 분사무소를 가동하며 본사와 지사를 연결해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본사 및 각 분사무소의 수익을 모두 합쳐 내부 구성원들이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구조다. 그래서 업계에선 이들을 회사형 로펌이라고 부른다.

이미 서울은 포화 상태인 만큼 새 시장에서 승부를 보자는 전략이었다. 두 로펌 모두 현재 30개 이상의 분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이를테면 한 분사무소에 고객이 찾는다고 가정해보자. 분사무소에서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지만 일처리가 복잡하거나 해당 사무소에서 해결이 어려울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이때 서울 혹은 다른 분사무소에 소속된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들을 투입해 일처리를 도우며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고 있다.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두 로펌 모두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대형로펌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에서 활약하던 변호사들을 비롯해 전관 출신들을 매년 대거 영입하며 분사무소 못지않게 인재 풀을 확대해 나갔다. 그 결과 두 로펌은 현재 대형로펌 못지않은 진용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성장 비결 중 하나다. 두 로펌 모두 업력이 짧은 만큼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이들이 매년 광고비용에 막대한 돈을 쓰는 이유다.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 포털사이트 최상단에도 종종 YK나 대륜의 광고 배너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역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또 내부엔 홍보팀을 구성해 언론사들에도 로펌의 이름과 전략을 알리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전략은 먹혀들었다. 대형 법무법인이 적은 지방 시장에서 두 로펌은 빠르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매출 7위 올라선 YK수치로도 나타난다. 2012년 설립된 YK는 설립 10년 만인 2022년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엔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3년 사이 매출이 약 3배 커졌다.

대륜도 설립 9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의 벽을 깼다. 업계에서는 두 로펌 모두 그간 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두 로펌은 올해도 멈추지 않고 공격적인 인재 영입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력 업무 분야도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형사나 민사 업무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는데 최근에는 더 큰 매출을 낼 수 있는 기업 법무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예컨대 YK는 점주들이 한국피자헛에 대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점주들의 ‘대승’을 끌어낸 바 있다. 대륜은 최근 벌어진 SK텔레콤 해킹 사건과 관련해 형사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또 기업 법무 강화를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쓸어 담고 있어 ‘빅6’의 아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로펌의 수익 모델을 벤치마킹한 회사형 로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 역시 덩치를 급격하게 불려 나가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15년 설립된 법무법인 로엘이 대표 격이다. 최근 들어 빠르게 분사무소를 늘려나가고 있는데 그 결과 작년 매출 490억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 500억원 돌파가 유력한 가운데 몇 년 안에 ‘톱10’ 안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외에도 법무법인 오현 등 여러 로펌이 분사무소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일부 중소형 로펌 중에서도 운영 방식을 회사형 로펌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다만 한편으로는 이런 형태의 로펌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부 네트워크 로펌은 지방 분사무소를 운영하며 서울의 유명 변호사들이 사건에 관여하는 것처럼 광고하고 실제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광고 경쟁 심화에 따라 수임료가 올라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주요 회사형 로펌의 분사무소 수임료는 같은 지역에 있는 지방 로펌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그만큼 광고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회사형 로펌은 수임료가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대로 가다간 의뢰인들에게 수임료 인상이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무분별한 광고를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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