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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보잉 747-8 제트기를 ‘기여(contribution)’라고 표현하며, 이를 받지 않는 사람이 “멍청한 것(stupid)”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카타르 왕실로부터 4억 달러 상당의 초호화 제트기를 받기로 한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기자를 향해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선의의 제스쳐를 받지 않는 것이 멍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4억 달러(약 5678억원)의 제트기를 골프 게임에서 짧은 퍼팅을 남겨 놨을 때 실제 퍼팅을 하지 않고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골프 용어 컨시드, 즉 ‘오케이 상황’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행정명령 서명행사에서 ‘카타르에게 주기로 한 제트기를 개인적인 선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미국 ABC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에 대해 “그런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하고, 당신의 회사 ABC는 가짜뉴스이고 재앙(disaster)”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것은 단지 선의의 제스쳐”라며 “오히려 ‘우리는 비싼 항공기를 공짜로 받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면 오히려 내가 멍청한 사람이 될 것”이러고 말했다.

지난 2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터카가 12년 된 카타르 소유의 보잉 747-8 기종 옆에 주차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골퍼 샘 스니드가 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누군가 퍼트(컨시드)를 주면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공을 주워 들고 다음 홀로 걸어가면 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멍청한 사람”이라고 했다.

카타르 왕실이 제공하기로 한 제트기는 ‘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최고급 기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임기 동안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만약 실제 제트기 수령이 이뤄질 경우 4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은 역대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최고가 물품으로 기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족 사업체 ‘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지난달 30일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에 트럼프 브랜드가 달린 해변 별장과 18홀 골프 코스를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과 개발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 ‘다르 글로벌’과 카타르 정부가 소유한 ‘카타르 디아르’가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부사장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왼쪽)가 지난달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다이어 및 다르 글로벌과 리조트 사업에 대한 계약을 맺고 있다.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4억 달러 상당의 호화 여객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만해도 이해충돌을 피하겠다며 가족 회사가 외국과 사업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2기 집권기엔 외국과 사업을 하더라도 정부와는 거래는 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카타르 리조트 사업 파트너에 카타르 국영기업이 포함되면서 이해충돌과 약속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중동 순방에 나서는데, 순방국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르트가 포함돼 있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을 제외하면, 2기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순방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미시간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골프를 치는 동작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답에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될 해당 제트기의 수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는 해당 제트기가 대통령 도서관으로 곧장 갈 것”이라며 “나는 (퇴임 후)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이 자신에게 초고가의 제트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대가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카타르가 자국과 중동의 일부 국가들을 (미국이)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런 제스쳐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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