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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재무적 영향 숫자 제공 불가”
알맹이 빠진 발표에 주주들 “회사 믿고 버텼는데… 신뢰 회복 기회 놓쳐”
시민단체·전문가 “주주 설득 나섰어야… 요식 행위 그친 것”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뉴스1

“구체적인 숫자를 드리기 어렵다.” “현재 측정할 수 없다.”

SK텔레콤이 지난 12일 진행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임원들은 ‘해킹 사고 여파’에 대한 시장의 질문에 소극적으로 답변했다. ▲해킹 사고의 재무적 피해 규모 ▲충당금 마련 여부 ▲향후 배당금 정책 변화 ▲규제 기관의 제재 영향 등 SK텔레콤 주주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 중 그 무엇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고객에 이어 주주와의 소통도 ‘낙제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SK텔레콤은 특히 현재 시행 중인 해킹 사고 후속 조치에 대한 재무적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회사는 지난 5일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 지도에 따라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 가입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신규 고객 모집 중단에 따른 영향에 “중단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신규 고객 모집을 재개하는 예상 시점에 대해서는 “향후 공시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이 침해 사고 발생을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T·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바꾼 고객(번호이동) 수는 30만1342명으로 집계됐다. 윤 본부장은 고객 이탈에 대한 대응에도 “고객 락인(잠금)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비용 소요가 불가피하다”며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내놓은 설명들도 마찬가지다. 그는 “해킹 사고가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현재 시점에서 정량화하기 어렵다” “과징금 같은 잠재적 비용은 유동적이다” “해킹 사고로 주주 환원 정책에 일정 수준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현재 그 규모를 측정할 수 없다”고 했다.

SK텔레콤 주주인 최모(38)씨는 “해킹 사고 후 회사 측 대응이 미흡해도, 가입자가 무더기로 이탈해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도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서 “실적 발표 시 해킹 사고에 대응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전향적인 방안을 내놓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고장 난 레코드’처럼 했던 말만 반복했다”고 꼬집었다.

SK텔레콤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마저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침해 사고 직후 미흡한 대응을 보여 고객 신뢰를 잃었다면, 이번 실적 발표에선 주주와의 미흡한 소통으로 불신만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1위 통신 사업자로서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지출이 불가피하고 이는 어쩌면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투명하게 재무적 영향을 공개하고 주주들에게 ‘신뢰도 회복’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SK텔레콤은 실적 발표와 같은 큰 행사를 ‘요식 행위’로 넘긴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부끄러운 부분을 공개하는 게 꺼려진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통 방식은 안하니만 못하다”고 평가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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