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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유병호 감사위원의 측근으로 구성된 ‘타이거파’는 감사원 직원들의 자유게시판인 ‘감나무숲’을 통해서도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직에 비판적인 글에는 일제히 비난투의 댓글을 달며 자정 노력을 막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2021년 11월 취임 직후 ‘내부 직원들의 쓴소리를 듣겠다’며 익명 게시판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2022년 2월 익명 게시판 ‘감나무숲’이 개설됐다. 하지만 비밀이 보장될 줄 알았던 감나무숲은 실제로는 실명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글쓴이의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정주의 전산번호가 남아 있어 누가 글을 썼는지 특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직원 한명이 발견해 공론화하자 한동안 게시판은 전산번호가 달리지 않은 제대로 된 익명 시스템으로 운영됐다고 한다.

그런데 2023년 6월 감나무숲은 갑자기 실명으로 전환됐다. 감사원은 “운영 과정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하거나 타인을 비방·조롱하는 글이 게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실명 전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 내부에선 현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 여러 차례 올라오자 이를 막기 위해 실명 전환을 강행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게시판 시스템이 바뀐 뒤 직원 몇 사람이 실명으로 비판 글을 올렸고, 그들 일부는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 결국 감나무숲은 감사위원의 독후감, 감사원 대변인실의 언론 대응 보고 등이 올라오는 ‘죽은’ 공론장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최 원장의 탄핵소추 전후로 일부 직원들이 실명 비판 글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이 글들에는 유 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직원들이 일제히 비판적인 댓글을 달며 ‘입틀막’을 시도했다.

최근 한 직원이 그동안의 감사 행태를 성찰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이제 원장님께서 복귀하시고 내부 기강부터 시작해서 전체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시기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이 무슨 찬물도 아니고 오물을 뿌리나”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를 신호로 조직적 반격이 시작됐다.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에 대해 특정 집단이 자신의 비위와 조작 행위가 들춰지는 것이 두려워 위헌, 위법 논란을 선동하고 수사, 탄핵, 감사원의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있다. 그들의 선동에 동조하는 입장인가?”

“지금까지 저를 포함해, 그리고 저보다 더 힘든 감사에 참여하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동료 감사관들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부 몰지각한 직원이 있다면 이제 그만하라고 좀 해주자. 감사원의 사기를 위해 감사에 민폐를 주지 않으려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못 하고, 쉬고 싶어도 쉬지도 못하는 직원들이 불쌍하지도 않나?”

내부 게시판은 다른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익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조직 내 건전한 토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운영을 권장한다. 감사원이 게시판을 실명제로 전환하고 비판적인 글을 올리는 직원들을 집단으로 공격하는 것은 폐쇄적인 조직 문화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의 한 퇴직자는 “익명 게시판일 때도 추적이 되고, 인사 불이익을 받는 장면을 앞에서 지켜봤는데, 실명으로 바뀐 지금 용기를 내서 글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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