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1호공약 모두 ‘경제’
이준석 “대통령 힘빼고 일하는 정부”
이준석 “대통령 힘빼고 일하는 정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빛의 혁명' 대선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대전 동구 대전시당사에서 열린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대전=최현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각각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앞세운 10대 공약을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장 노동자, 노동운동가, 경기도지사의 이력을 공유하는 두 후보는 각자가 민생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 이행 방안은 공공 지원 강화(이 후보), 기업·시장 자율성(김 후보)으로 대조됐다. ‘개헌’은 둘의 10대 공약에 등장하지 않았다.
서민 지원 한목소리, 기업 규제 이견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똑같이 강조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대환대출 등 정책자금 확대’를, 김 후보는 ‘생계방패 특별융자와 경영안정지금 지원 확대’를 말하는 식이다. 온누리상품권을 활성화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선언, 청년 주거지원 강화 선언도 같았다.
두 후보는 기업 활동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이 후보가 기업지배 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반면 김 후보는 기업의 자율성, 창의성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상법상 주주충실 의무 도입, 주 4.5일로의 노동시간 감축을 약속했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자유경제혁신 기본법’을 통한 기업 규제 철폐, 노사합의에 바탕한 주52시간제 근로시간 개선을 말했다. 두 후보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 필요성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생애주기 소득보장 vs 중산층 자산증식
이 후보가 ‘생애주기별 소득보장체계 구축’을 강조하는 반면 김 후보는 감세를 통한 ‘중산층 자산 증식’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 범위를 넓히겠다고 한 반면 김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양도소득세 중과세 및 부부간 상속세 폐지를 약속했다. 주택 공급 해결도 이 후보는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임대 비율 확대’, 김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로 다르다.
두 후보 모두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해 지역 균형발전 해법을 제시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용어만 다를 뿐 5대 초광역권(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을 개발하고, 이곳에 광역급행철도가 달리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세종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 완성 vs 이재명 방지 감사관
여러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 후보는 ‘검찰 개혁 완성’을 내란 극복을 위한 공약으로 제시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강화가 공약의 주안점이다. 이 후보는 계엄 선포 시 국회의 계엄 해제권 행사에 대한 제도적 보장을 강화, 계엄권을 민주적 통제하에 두겠다고 했다. ‘정치보복 관행 근절’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검찰 개혁 대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를 내세웠다.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로 사법체계가 혼란해졌다는 이유다. 김 후보는 공직사회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정부부처와 시·도 공공기관에 감사원 소속 감사관을 파견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이재명 방지 감사관제’라는 이름을 달았다.
한·미동맹 중요… 북핵, 화해냐 억제냐
두 후보 모두 굳건한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다만 이 후보는 “남북관계 복원 및 화해 협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김 후보는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화해 선제적 억제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가 군사적 긴장 완화 기조인 반면 김 후보는 ‘힘에 의한 평화’를 말한 셈이다. 이 후보는 “우발적 충돌방지, 신뢰구축 조치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김 후보는 “탄도미사일 등 보복 수단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국익과 실용의 기반 하에 주변 4국(미·일·중·러)과의 외교관계 발전”을 천명했다. 한·미·일 밀착 속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진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김 후보는 형법을 개정해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북 도발에 대응할 핵추진 잠수함 개발도 약속했다.
이준석 “부처, 실무 중심 통폐합”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통령 힘을 빼고 일 잘 하는 정부 만든다”를 제1공약으로 제시하고 정부부처·기구의 실무 중심 통폐합을 약속했다. 폐지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국가안보실, 공수처 등이다. 안보부총리 전략부총리 사회부총리를 각각 임명해 ‘책임운영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중국 베트남 공장을 다시 대한민국으로”를 내걸고 해외 이전 국내 기업의 리쇼어링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또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이기도 한 청년들을 겨냥해 분기당 500만원, 최대 5000만원 한도의 1.7%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병사와 부사관, 장교의 기초군사훈련을 4주로 통합하고, 대학생은 기초군사교육 수료 후 최대 3년간 복무 유예가 가능하게 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지역 간 생활비·인건비의 격차를 고려해 최저임금 결정권을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겠다는 공약도 냈다. 이때 외국인 노동자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설정하겠다고 했다. 교권 보호를 위한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도 공약으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