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부관, 尹-이진우 통화 증언…"尹 '병력 미리 움직여야 했는데 다들 반대해 안풀려'"

尹측 "청력 남들보다 뛰어난가·디테일 기억 가능?" 신빙성 의문 제기…부관 "가능"

재판부, 12월까지 9차례 기일 추가하기로…검찰-尹측 증인신문 순서 신경전도


법정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2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나와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두번, 세번 계엄 하면 된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대위)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 간 네 차례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국회 앞에 출동해 이 전 사령관과 같은 차 내에 부관으로서 함께 대기 중이던 오 대위는 대통령으로부터 첫 전화가 왔을 당시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님'이라고 떠서 사령관에게 건넸다며,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윤 전 대통령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 대위는 첫 번째 통화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이 '다 막혀 있는데 총을 들고 담 넘어서 들어가라고 했다'는 취지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했다고 오 대위는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이 세 번째 통화에서도 사람이 많아 접근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은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했으며, 이 전 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하지 않자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오 대위는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뒤 이뤄진 네 번째 통화에선 "'지금 의결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190명이 나왔는지는 확인도 안 되는 거니까 계속해라'는 취지였다"며 "(윤 전 대통령이) '내가 (계엄) 선포하기 전에 병력을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해서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두번, 세번 계엄 하면 되니까' 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오 대위는 처음에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고서 책임을 다 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체포의 '체' 자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한 인터뷰를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발언을 듣고) 생각과 많이 달라서 당황했고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며 "대통령께서 군인은 아니지만 군 통수권자로서 지휘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부하를 버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 전 부관이 직접 통화한 게 아니라 사령관의 통화를 1m 가량 옆에서 들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구체적 증언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 대위에게 "청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건 아니죠"라거나 "수시로 전화가 걸려 오는 상황에서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게 가능하느냐"고 물었다. 오 대위는 "가능하기 때문에 진술했다"고 답했다.

이 전 사령관과 나머지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는 구분하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오 대위는 "대통령이 전화할 때는 이 전 사령관이 잘 듣기 위해 소리를 키운 상태로 듣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이러면 국민 지지율이 떨어질 텐데'라고 생각했다는 오 대위 진술을 거론하며 "당시 증인도 한 생각을 대통령이 못했을까"라고 묻기도 했다.

오 대위는 "그건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3차 공판 출석하는 윤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2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오 대위는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공개 증언이 부담스럽다며 비공개 재판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일부 증인은 소속 부대장이 반드시 비공개해야 한다고 해서 비공개로 했는데 증인은 그렇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 대위의 수사기관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증거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반발하는 만큼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따로 기재해 두기로 했다.

이날 두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은 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누군가로부터 헬기 출동 상황에 대한 일종의 독촉 전화를 받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박 준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날 마무리하지 못해 오는 19일 열리는 다음 기일에 이어 진행하기로 했다. 19일에는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 증인신문도 진행된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뒤 처음 열렸다.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이 공소장을 송달받은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직권남용 사건은 다음 기일에 양측 입장을 밝히는 모두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증인신문 순서와 검찰의 증거 기록에서 개인정보 등을 비식별 처리하는 것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이 전 사령관과 곽 전 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윤 전 대통령과 직접 연관된 증인을 먼저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사령관 등은 더 상위 단계에 있는 피고인으로 훨씬 많은 쟁점에 걸쳐 있다"며 "국회 봉쇄라는 쟁점에서 증인신문 해야할 필요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맞섰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과도한 비식별 처리로 증거 기록을 알아보기 어렵다며 "유출되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게 아니면 최소화해달라"고 하자, 검찰은 "개인정보나 군사기밀 등 실수라도 유출될 가능성을 고려해 비닉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앞서 12월까지 모두 28차례로 지정해둔 기일에다 9차례 기일을 추가로 지정하겠다며 추후 양측 의견을 들어 일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043 '분리 조치'도 '스마트워치'도 못 막았다‥사실혼 여성 살해하고 숨져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42 김문수 “가짜 진보 찢어버리고 싶다” 막말…선대위 수습 진땀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41 [속보]트럼프 “중국과의 관세 합의, 철강·자동차·의약품에는 해당안 돼”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40 김문수 쪽 “계엄보다는 고통 겪는 국민께 사과하는 데 방점”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9 중국 “미국, 일방적 관세 인상 잘못된 관행 바로잡길”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8 [속보] 트럼프 “中과 합의에 車·철강·의약품 관세 미포함”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7 김문수, 尹비상계엄 첫 공식 사과… “국민들에게 죄송”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6 ‘경영난’ 닛산, 1만명 더 구조조정키로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5 법원, '대법원 기습 시위' 대진연 회원 4명 구속영장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4 정명훈, 아시아인 최초 ‘라 스칼라’ 신임 음악감독 선임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3 “尹 ‘총 쏴서라도’ 통화 들었는데… 회견 본 뒤 배신감에 증언”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2 '관세 타격'에 수출 줄어가는데‥미·중 합의에 안도감?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1 검찰, 김 여사 14일 출석 요구‥출석 여부는 '불투명'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30 美中 관세 합의에 뉴욕증시 급등… ‘해방의날’ 낙폭 모두 회복(종합)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9 뉴욕증시, 미중 관세인하에 급등 출발…나스닥 개장 초 3%대↑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8 정명훈, 이탈리아 ‘라 스칼라’ 음악감독 임명…아시아인 최초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7 정명훈, '247년 역사상 아시아 최초' 伊 라 스칼라 음악감독(종합)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6 머리 감기만 해도 '풍성'…1초에 5병씩 팔린 카이스트 '마법 샴푸' 대박 나더니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5 ‘대법원 진입 시도’ 대진연 회원 4명 구속영장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5.12
47024 윤석열, 첫 공개 출석…“총 쏴서라도 들어가라는 지시 들어” 또 증언 new 랭크뉴스 2025.05.12